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김기남 사장이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Samsung Foundry Forum)'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솔루션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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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정에서 3년 내 4나노미터(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초미세공정뿐만 아니라 최첨단 혁신공정을 앞세워 파운드리 시장 전통 강자인 대만 TSMC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2020년까지 4나노 공정 개발…'핀펫' 넘어선 'MBC펫' 공정 최초 소개=삼성전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msung Foundry Forum)'을 열고 이같은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파운드리란 생산공장이 없는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팹리스(Fabless)' 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반도체 위탁생산을 해주는 사업으로 다수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파운드리 포럼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번 포럼에는 고객사와 파트너사 관계사 약 400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최소 4나노에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첨단 미세공정 로드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8LPP(8나노 Low Power Plus) 공정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에는 4LPP 공정개발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8LPP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도입하기 전 현재의 노광장비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미세공정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3차원 수직구조의 핀펫구조에 기반한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개발해 모바일 기기에 이를 적용시켜왔다. 핀펫이란 3차원 트랜지스터 입체 구조 게이트의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기존 2차원 평면구조에 비해 한꺼번에 많은 전자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기기 부품의 크기는 줄이면서도 저전력, 고성능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5나노 공정까지는 핀펫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미세공정이고 4나노 공정부터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을 적용한 공정이 적용된다. 이는 핀펫 구조의 크기 축소와 성능 향상의 한계를 극복한 GAAFET(Gate All Around FET) 기술기반의 삼성전자 독자 브랜드를 뜻한다. GAAFET은 게이트 모양을 원형으로 만들어 접하는 면적을 넓힌 새로운 구조의 트랜지스터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뿐만 아니라 28, 18나노대 적용될 수 있는 FD-SOI(Fully Depleted-Silicon on Insulator) 솔루션 등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발표했다.
FD-SOI란 웨이퍼 위에 산화막을 형성해 소자에서 발생하는 누설 전류를 크게 줄여주는 기술을 뜻한다. 18나노 FD-SOI는 현재 양산되고 있는 28나노 FD-SOI 공정에 eMRAM(Embeded Magnetic Random Access Memory)과 RF(Radio Frequency·무선주파수) 기능을 통합해 성능과 저전력 특성을 향상시킨 차세대 공정이다. eMRAM이란 SoC(시스템온칩)에 내장된 형태의 자성체 소자를 이용한 비휘발성 메모리로 플래시 메모리 대비 쓰기 속도가 약 1000배 빠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oT(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수많은 양의 데이터를 생성·처리·연결하는 기술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 실리콘 반도체 기술의 혁신을 통한 칩의 성능 향상과 저전력 솔루션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공개한 최첨단 미세공정과 혁신 공정기술이 이러한 산업 트렌드 변화에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고위 경영진 총출동…고객사 확보에 전력투구=파운드리 시장에서 IDM(종합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의 입지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에 못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 1위 업체는 대만의 TSMC로 288억2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50.6%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어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9.6%·54억4100만달러), 대만의 UMC(8.1%·45억8000만달러), 삼성전자(7.9%·45억1800만달러), 중국의 SMIC(4.9%·28억400만달러) 순이다.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다양한 IT 기기의 등장과 함께 여러 종류의 반도체 설계·생산 수요가 늘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점차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569억달러를 기록했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0년 766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평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현재 낮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라며 해당 분야에 큰 관심과 열의를 나타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조직개편에서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는 김 사장 뿐만 아니라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부사장)과 윤종식 파운드리 사업부 기술개발실 실장(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해 고객사 확보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가 애플 퀄컴 등 일부 우량고객 중심으로 제공하던 10nm대 초미세 공정 뿐만 아니라 28, 18나노대 공정을 소개한 것도 보다 다양한 공정을 통해 다수 고객확보를 해 나가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윤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광범위한 첨단 공정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는 파운드리 파트너로서 고객들과 적극적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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