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에서 벗어나 테러대응으로 목표 바꿔야
분담금 문제, 회원국 간 동상이몽 '걸림돌'
(자료사진) ©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나토는 쓸모없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대통령으로서 처음 참석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본부 준공식을 겸한 자리다. 준공식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베를린 장벽 기념물을, 트럼프 대통령은 9·11 테러 당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센터(WTC) 빌딩 조각 위에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새긴 기념물을 헌정한다.
잇따른 테러와 사이버공격으로 얼룩진 유럽이 산적한 과제를 풀어내고 새로운 건물에서 '나토 2.0'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분담금 문제, 어떻게 푸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나토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취임 후엔 "더이상 쓸모 없지 않다"며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그래도 물러서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다.
나토는 2014년 향후 10년 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출하자고 합의했다. 현재 GDP의 2% 이상을 분담금으로 내는 국가는 미국·영국·에스토니아·폴란드·그리스 등 28개 회원국 중 5개국 뿐이다. 독일은 지난해 기준 GDP의 1.2%를 분담금으로 지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GDP의 3%를 내고 있다고 강조하며 '나토 무임승차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독일 등 일각에선 단순히 비용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독일의 경우 나토 분담금 외에도 대테러전쟁 관련 비용을 별도로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분담금을 늘려야 하는 건 맞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엔 비용 증대와 방위력 증강은 다른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25일(현지시간)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건물. ©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나토 2.0'…대테러 협력 강화되나
분담금보다 더 큰 이슈는 테러문제다.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폭탄 테러 이후 나토 회원국 간 정보 공유 및 대테러 대응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토는 냉전시대인 1949년 북대서양 국가가 연합해 소련에 공동 대응한다는 목표로 조직됐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나토의 정체성과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자성론이 제기됐다. 그 대안 중 하나가 새로운 버전의 나토, '나토 2.0'이다.
전문가들은 나토 2.0의 주요 목표는 두 가지라고 조언한다. 우선 테러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정보 공유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다. 폭스뉴스는 각 국가의 테러 대응 시스템을 '교차수분'(cross pollination) 방식으로 접목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러 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시스템엔 미 연방수사국(FBI)과 영국 런던경찰국(Scotland Yard) 등 미국과 영국의 주요 정보기관 및 특수 부대가 포함된다. 이들은 초기 탐지와 목표 대상에 대한 전술 강화 훈련을 수행하게 된다.
두 번째는 사이버테러 대응 강화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선거를 치르며 정체불명의 사이버공격을 수차례 받았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사이버 공격에 공동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따라서 나토 2.0은 급진 이슬람 세력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선전 활동을 차단하고, 사이버테러 전쟁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버전의 나토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많다.
우선 각국의 우선순위가 달라 의견 일치가 쉽지 않다. 북부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위협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남부 회원국들은 지중해에서 중동을 차단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삐걱거리는 터키도 우려점이다. BBC는 권위주의화되는 터키의 내정과 러시아에 기우는 듯한 외교정책 때문에 나토의 남부 방위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yjyj@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