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무보험자 2300만명 양산 전망
미국 하원이 4일(현지시간) 트럼프케어를 통과한 데 대해 반발하는 시위대들이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트럼프케어(Trumpcare)란 곧 아무도 돌보지 않겠다(don't care)는 걸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케어(적정의료보험법·ACA)를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대표적인 '적폐'로 규정하며 이를 폐지·대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리고 트럼프케어(미국보건법·AHCA)는 취임 첫 목표로 내세운 대표적인 입법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트럼프케어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미국 저소득층들은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케어로 의료보험 사각지대가 늘어나면서, 결국 모든 피해는 돈 없는 서민들에게 돌아가리란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이달 초 하원을 통과한 트럼프케어를 재분석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은 이들의 불안심리를 관통한다. 전날 발표된 2018 회계연도 예산안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케어는 곧 '균형재정'을 이유로 저소득층 의료생활을 일정 부문 포기하겠다는 선언이었다.
◇트럼프케어 10년 뒤엔 무보험자 2300만명 늘어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케어로 발생하는 비용과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 오바마케어가 유지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트럼프케어로 인한 무보험자 수가 10년 뒤 2300만명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두달 전 트럼프케어 초안을 바탕으로 분석한 수치(2400만명)보다 약 100만명가량 살짝 줄어든 것이다.
CBO는 보고서에서 "현행 오바마케어를 유지했을 때와 비교해 트럼프케어로 인한 무보험자 수는 2020년까지 1900만명, 2026년이면 2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케어가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2026년 기준 무보험자 수는 2800만명에 그치는 반면 트럼프케어가 실시되면 무보험자 수는 총 5100만명이 된다. 2016년 현재 전체 무보험자 수(2700만명)와 비교했을 때 2배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이며, 오바마케어 시행 이전(5700만명)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CBO는 트럼프케어 시행으로 향후 10년간 연방적자를 1190억달러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3월 초안 당시 예상 절감액과 비교해 320억달러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는 하원 지도부가 의료비 부담이 큰 소비자를 위한 기금을 추가배당한 데 따른 변화다.
CBO는 또 오바마케어하에 저소득층에게 제공됐던 보조금이 세금 공제로 바뀌면서 그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기존 병력을 지닌 이들이 머지않아 현재 보험료 수준으로는 포괄적인 건강보험을 구매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 "트럼프케어는 악몽"…상원 통과 험준
공화당 하원은 지난 3월 처음 트럼프케어 법안 표결을 시도했으나, 당내 강경파 조직 '프리덤 코커스'와 중도보수파 '투스데이 그룹' 등의 반발로 결국 법안을 철회해야 했다. 그리고 이후 포섭과 협상으로 마침내 이달 4일 법안 통과에 성공했다.
그러나 트럼프케어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험하다. CBO의 보고서 내용이 2개월 전 나온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자, 민주당 내에서 거센 반발의 목소리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CBO 보고서는 트럼프케어가 미국 건강보험체계에 암적 존재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보험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과거 병력을 지닌 이들, 노인들을 온전히 포섭하지 못하며, 수백만명에게서 보험을 앗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슈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막강한 백만장자일지 몰라도, 트럼프케어는 끔찍한 악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폴 라이언 하원의원은 CBO의 분석보고서가 "오바마케어를 폐지·대체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한 또 다른 긍정적 한 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악관 측은 CBO가 트럼프케어가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상할 수 없음을 스스로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재앙적인 오바마케어를 미국보건법으로 반드시 대체해야만 한다. 이는 무너진 건강보험체계를 개혁할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yeoulim@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