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왜 돌연 한국 귀국 결정했나…최순실측 "시기 문제였을 뿐"

이경재 변호사 "국정농단 직후부터 귀국 권유…시기 문제였을뿐"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24일(현지 시각) 덴마크 법원의 국내 송환 정에 대한 항소를 돌연 포기한 것은 현지에서 더 버티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국정농단 사건이 터질 때부터 정씨에게 국내로 들어와야 한다고 권유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도 오겠다는 의사는 있었고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국내 상황을 알려주면서 입국 시기는 본인이 잘 선택해 결정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정씨의 항소포기·귀국 결정이 덴마크 검찰을 통해 공개된 것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개인정보도 있어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일인데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앞서 덴마크 검찰은 트위터를 통해 “정씨의 한국 송환이 최종 결정됐다. 그녀가 항소를 철회했다”며 “송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덴마크에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과 법무부 직원 등을 보내 정씨의 신병을 인계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덴마크를 오가는 직항편이 없어 3국을 경유하게 될 전망이다.

검찰은 정씨가 입국하면 즉시 체포해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 등 혐의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씨는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이대 교수들의 특혜로 사실상 부정 입학한 것으로 특검 수사에서 확인됐다. 입학 이후에는 독일에 체류하는 등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나 특검이 정씨를 직접 조사한 적이 없어 조사 내용이 많아서다.

수사를 피해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하는 등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혐의 사실을 고려할 때 범죄 혐의가 중하지 않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범 관계인 어머니 최씨와 최 전 총장 등은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덴마크에서 체포된 이후 “학교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씨도 시종일관 정씨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24일 재판에서는 “애가 장래성이 있고 해서 교수들이 나름대로 봐준 것”이라며 “애한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애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수사를 시작하면서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정씨를 지명 수배했다. 정씨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하는 한편 여권무효화 조치도 내렸다.

정씨의 송환이 늦어지자 특검은 유효기간이 2023년 8월 31일까지인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고 사건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넘겼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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