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자금난 원인 중 하나인 약속어음 단계적 폐지 추진

중소기업 자금난의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 약속어음 제도가 단계적으로 폐지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은 약속어음을 전자어음으로 대체하거나 매출채권보험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약속어음은 발행인이 소지인에게 장래의 특정한 시기에 일정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어음의 한 종류로, 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납품대금을 지급하거나 중소기업끼리 대금을 결제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종이 형태로 돼 있어 발행인이 갚을 수 있는 한도보다 많은 금액을 약속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고, 발행인이 부도났을 시 리스크가 소지인에게 전가된다는 단점이 있다.

중기청은 그동안 대기업이 부도나면 약속어음을 받고 일하는 하도급 기업들이 연쇄 부도나는 부작용을 없애자며 “납품 즉시 현금 결제하는 관행을 정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들도 사용하는 약속어음 자체를 없앨 수 없다”(법무부), “주요 담보 수단으로 쓰이는 어음을 폐지하면 부작용이 더 크다”(금융위원회)는 논리에 막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은 문재인(가운데)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박성택(오른쪽)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한무경(왼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중기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앞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참모들은 새 정부의 주요 중기 정책 중 하나로 약속어음 폐지를 언급한 바 있다.

전자어음은 관리기관인 금융결제원이 발행인의 자본금이나 신용도를 토대로 어음 발행 한도를 제한하고, 결제 기간도 법적으로 규정돼 안정성이 높다.

중기청 관계자는 “약속어음 발행 규모가 1000조원으로 당장 폐지할 수는 없다”며 “여러 대안을 살피고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약속어음 제도는 현재 법무부에서 관리하고 있어, 중기청은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대안을 정리해 법무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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