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보당국 “리비아서 알카에다 요원 만나 훈련 가능성”
-단독범행 아닌 공범 가능성…7번째 용의자 체포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최소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폭탄 테러범인 살만 아베디가 테러공격 직전 3주간 리비아에 머물렀다고 24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은 이날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2세의 리비아계 청년 살만 아베디가 폭탄테러 직전 3주간 리비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영국 맨체스터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 사이에 공유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멘체스터 폭탄테러범과 관련해 신뢰도 높은 다수의 ‘기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CNN은 미 정보당국이 아베디가 영국에서 아프리카 튀니지로 입국했다가 리비아 국경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이안 홉킨스 맨체스터 경찰서장. [사진제공=AFP] |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은 아베디가 리비아 입국 당시 알카에다 요원들을 만났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다. 테러 직전 알카에다로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은 뒤 귀국하자마자 폭탄공격을 실행에 옮겼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는 “아베디가 외국에서 테러리스트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알카에다와 분명히 연계돼 있다”고 전했다. 현재 리비아에는 알카에다와 ISIS 요원들이 수백여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영국 정부는 이번 테러가 아베디 단독범행이 아닌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테러네트워크를 추적중이다. 영국 경찰은 이날 맨체스터 남쪽으로 161㎞ 떨어진 누니턴을 수색해 7번째 용의자를 체포, 6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리비아 트리폴리에 거주중인 아베디의 아버지와 남동생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테러 관련 미국 언론들이 앞다퉈 미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기밀 정보를 보도하는 것에 대해 영국 정부가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국 가디언지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미국 정보기관의 맨체스터 테러 관련 정보 누출에 대해 항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4일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이번 테러에 사용된 폭탄의 상세한 부위를 담은 사진들을 보도한 것에 매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미 언론들의 기밀사항 보도가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흘러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테러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준다고 보고있다. 영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가디언에 “미국 정부의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테러 관련) 보도들이 명백히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 정보 누출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영국 정부의 걱정을 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선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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