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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왜 성희롱 당했나" 황당한 인사위…피해자 70%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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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가 회사에 시정을 요구하는 건 법적으로 보호받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회사 측이 피해자에게 오히려 "왜 성희롱을 당했냐"고 묻는다면 피해자 심정은 어떨까요. 실제 직장 성폭력 피해자 10명 중 7명은 결국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지아 기자가 계속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 대기업 내부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 조사 보고서입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B 씨에 대해 "평소 짧은 치마를 즐겨 입고 남자 직원들에게 오해를 살만한 언행을 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B 씨는 이 상사로부터 수시로 성희롱적 발언을 들었습니다.

[B 씨 : 상사의 성희롱이 일상적으로 있었어요. '출장을 보내놨더니 베트남 법인장이랑 술 먹고 놀아났냐'고 하고…]

인사팀에 신고를 하자, 회사는 피해자인 B씨의 직무를 바꾸는 데 그쳤습니다.

[B 씨 : 업무에 집중을 하라면서 조직 부적응 문제로 이야기를 하고 끝낸 거에요.]

B 씨는 회사 대표에게 전달되는 사내 신문고에 이를 올렸고, 인사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서모 씨/사장 : 회사가 어려워서 위기경영을 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감정싸움이나 하고 말이야.]

성희롱을 왜 받았냐는 임원도 있었습니다.

[김모 씨/전무 :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적이 있지요. 성희롱 같은 비슷한 얘기라든지 기분 나쁜 얘기를 반복적으로 할 때에는 상대가 기분 안 나쁘게 '제가 듣기 싫습니다. 좀 자제해주시죠' 하는 방법이 있어요.]

B 씨는 노동청에 이를 신고했고, 회사 측은 가해자 징계 등의 시정 지시를 받았습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조사결과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 10명 중 7명은 퇴사를 했습니다.

집단 따돌림과 폭언을 들었다는 피해자도 응답자 중 절반이 넘었습니다.

[B 씨 : 조직이 직원을 어떻게 보는 것은 그 조직의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죠. 그 조직이 여자 직원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지, 아니면 동등한 직원으로 보는지.]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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