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여신상환 압박도 높아져
매각무산 시 中영업 붕괴위험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매각 작업이 공전 중인 금호타이어 매각에 중국 변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치르며 유력 대선 후보들의 매각 반대 의사 표명과 중국 기업으로의 기술유출 우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중국 내 영업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서다. 불매운동에 현지 금융기관의 여신상환 압박까지 받으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금호타이어는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어닝쇼크를 맞았다. 특히 중국 현지 법인의 매출과 손익은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총 5개의 법인을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들 5개사는 지난 1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법인의 지주회사인 금호타이어H.K가 약 25억원, 난징금호타이어는 58억4000여만원의 적자를 냈다. 금호타이어텐진이 79억, 금호타이어창춘이 30억4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금호타이어차이나 또한 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5개법인의 적자합계는 246억원에 달한다. 금호타이어가 1분기에 기록한 영업손실 282억원 보다 많다.
중국의 부진으로 베트남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신장했음에도 아시아지역 매출은 180억 가량 줄었다. 유럽과 중남미 매출도 줄었지만, 아시아 보다는 감소폭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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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중국 매출의 감소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현대ㆍ기아차의 판매실적 저하에 따른 영향이 가장 컸다”라며 “하지만 한국내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중국 내에서 그렇잖아도 이미지가 좋지 않던 금호타이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높아져 영업력이 약화된 점 또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로서는 2011년 중국의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서 불량 고무 사용 문제가 다뤄진 후 점유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매각 지연에 따른 반한 감정 확산이 추가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현지 금융기관들로부터도 적잖은 여신 상환 압박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쯤되면 사실상 중국의 간접적인 보복인 셈이다.
타이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 법인에서 해외 여신 만기 연장에 대한 도움을 한국 본사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자 매각을 진행 중인 채권단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불허 의사로 매각이 무산될 경우 중국의 영업 환경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질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해말부터 차입금 상환을 위해 4.5~4.7%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해 부족한 현금흐름을 메꿔올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회사에 중국의 상황 악화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 금호타이어에게 중요한 건 단순한 매각성사라는 결과가 아닌 회사 매각이 회사의 생존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를 따져보는 것”이라며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회사 자체로 생존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지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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