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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트럼프 복귀 두달 전의 전황 : 험악해지는 세 전쟁 [마켓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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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백악관 복귀(2025년 1월 20일)를 앞둔 지금. 공교롭게도 전세계에서 진행 중인 세개의 전쟁 시간표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가능성을 언급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중심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러시아와 UAE 등이 개입한 수단 내전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섰다. 트럼프 복귀를 두달 남짓 남긴 지금, 갈수록 험악해지는 세개의 전쟁 전황을 자세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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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❶ 중동=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새로운 뇌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놓고 '집단학살의 특징을 가졌다'고 말한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와 교황청이 운영하는 '바티칸 뉴스'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5년마다 돌아오는 '희년(jubilee·禧年)'을 기념하는 책에서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집단학살(genocide)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국제기구와 법학자들의 기술적 정의에 맞는지 신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기리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제노사이드를 인종을 뜻하는 그리스어 'geno-'와 살인을 의미하는 라틴어 '-cide'라고 설명한다. 제노사이드는 인종청소라고도 불린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이스라엘군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가자지구를 사실상 붕괴시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중 사망자가 4만1615명, 집을 잃은 난민이 190만여명이다.

가자지구 주민 90%가량이 난민으로 전락하면서 팔레스타인은 이미 반격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이스라엘은 난민이 외부로 나가는 것조차 봉쇄해 국제기구들의 인도적 지원도 불가능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까지 전장戰場을 넓혔다. 17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휴전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레바논 지역 200여곳을 폭격해 수석대변인 등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11일 "장기전을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국제사회는 레바논이 이미 반격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는 지난 10월 "올 6월 기준 가자지구 경제 규모는 2022년의 6분의 1에 불과하다"며 "가자지구가 전쟁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데 350년이 걸릴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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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❷러시아·우크라이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중심부를 공격하는 것을 허가하면서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은 사거리 300㎞인 에이태큼스(미국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ATACMS) 미사일, 사거리 250~300㎞인 영국·프랑스 공동개발 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를 우크라이나가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건 확전 때문이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이미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반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깊숙한 지역을 공격하도록 허용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제3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태의 중심엔 북한군이 있다. 미국은 현재 1만명 수준인 러시아 파병 북한군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불룸버그는 17일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이 심화하면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병력을 최대 10만명으로 증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의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북한군) 10만명이라는 숫자는 푸틴 대통령이 장기전을 계획 중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 전쟁❸수단=수단 내전은 19개월 동안 진행 중이다. 수단은 아프리카에서 세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이자 홍해 수에즈운하와 접해있는 국제 물류의 요지다.

수단 내전의 문제는 막대한 사망자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조사에 따르면, 수단 수도인 카르툼(Khartoum)에서만 지금까지 6만1000명이 사망했고, 이중 2만6000명이 전투가 아닌 상황에서 살해됐다.

미국의 수단 특사인 톰 페리엘로는 지난 5월 "사망자 수가 15만명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까지 수단 민간인 사망자 수가 250만명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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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측 수단무장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지난해 4월 전투를 시작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두 세력 모두 이념적인 목표, 단일 민족 정체성이 없다"며 "악랄한 군벌들이 전리품을 노리고 경쟁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직 권력 투쟁일 뿐이라는 얘기다.

수단은 1956년 영국·이집트에서 독립한 이후 독재와 크고 작은 내전을 겪었다. 2003년에는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주도한 '다르푸르 인종청소(Ethnic Cleansing)' 학살로 유엔 집계로만 30만여명이 사망했다. 2011년 수단에서 남수단이 분리됐지만, 두 나라에서 모두 내전이 발생했다.

주변국들이 수단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RSF 측에 무기와 드론을 공급했고, 이란과 이집트는 SAF에 무기를 제공했다. 러시아는 내전 초기 RSF를 지원하다가 지난 7월 이를 철회하고 SAF를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홍해를 접한 수단의 항구에 해군기지 건설을 원하고 있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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