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아들 때린 학생들 '손봐 달라' 지시한 아버지에게 벌금형

/조선DB

고등학생 아들을 때린 학생들을 손봐 달라고 지시한 아버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대전지방법원 형사3단독 김지혜 부장판사는 아들을 때린 학생들을 찾아가 손봐 달라고 했다가 공무집행방해 교사 혐의를 받은 A(53)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학교를 찾아가 소란을 피운 B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대전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해 괴로워하자 후배로부터 B씨 등 2명을 소개 받았다.

A씨는 지난해 7월 6일 이들을 만나 “학교에 찾아가 다시는 아들을 때리지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B씨 일행은 다음 날 오전 9시 10분쯤 학교 3학년 교무실에 찾아가 욕설을 퍼부으며 소란을 피웠다. 교사들이 “시험기간이니 조용히 해달라”며 제지에 나섰지만 욕을 계속하고 일부 교사의 어깨를 밀치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권력 경시 풍조를 근절하기 위해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범죄”라고 판시하면서도 “아들이 심각한 교내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교사들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은 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오인한 나머지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수단과 방법은 잘못된 것이긴 하나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가해 학생들에게는 '출석정지 10일'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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