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좌석 義足 승객에 "자리 옮겨달라" 안전규정 지켰는데… 비난 듣는 아시아나

미국인 승객, 영상 올리고 비난

아시아나 "안전위해 필요한 조치" 국토부 "안했다면 과징금 낼 수도"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구 쪽 좌석에 앉아 있던 의족 착용자에게 다른 좌석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승무원이 이륙 직전 비상구 열 좌석에 앉아 있던 미국인 A(36)씨가 의족을 착용한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A씨에게 다른 좌석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장애인은 이 좌석(비상구 앞 좌석)에 앉을 수 없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인가"라고 항의했다.

항공사 직원은 "손님 다리가 제대로 (탈출을 돕는)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 그렇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A씨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런 대화가 오가는 장면을 촬영해 '아시아나항공은 장애인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증명해 보일 것을 요구한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모든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운항 기술 기준에 따라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항공사가 과징금 등 행정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운항기술기준(고시)'에 따르면, 비상구 열 좌석에는 비상 시 비상구를 열고 신속한 탈출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 비상 시 다른 승객의 탈출을 돕기 어렵거나, 탈출을 도울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승객에게 비상구 열 좌석 대신 다른 좌석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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