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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발언대] 한계기업 지원, 이제 끊을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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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우리나라의 전체 사업체 중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한다. 중소기업들은 규모가 작아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중소기업의 안정과 육성을 위해 경영 및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일부는 경영 능력이 부족하여 지원을 받아도 온전한 기업으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기업의 능력을 파악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규모를 기준으로 무조건 지원하고 있는 점이다. 실질적으로 말하면 이들이 곧 '한계기업'이다.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잃어 더는 성장이 어려운 기업들이다. 수익을 낼 방법이 없는 이런 기업에 지원금을 준다는 것은 끝도 없는 소모일 뿐이다. 특히 제조업에 만성적 한계기업이 많다.

한국은행은 작년에 전체 중소기업의 15%를 한계기업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상태이다. 기업으로서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이런 기업들에 계속 지원하면 다른 건전한 기업의 기회를 앗아가게 된다. 가능성 있는 기업에 지원해야 한다. 전체적 효율을 떨어뜨리는 한계기업의 지원은 끊어야 한다. 정부는 매년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기업별 상황을 분석해 일정 기준 아래 지원을 차별화해야 좀 더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이런 차별적 지원은 한계기업들의 자발적 폐업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스스로가 생존 능력이 없으면 폐업하고 새로 돋아나는 기업, 창업 기업, 가능성 있는 기업 등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사망 진단이 내려졌는데도 부질없이 수명을 연장해주어선 곤란하다. 시장에서 과감히 퇴출해야 산업 전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만약 한계기업들이 정부의 보호를 등에 업고 덤핑 등으로 시장을 교란한다면 건전한 기업들까지 경영이 힘들어진다. 또 국민경제 차원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도 불가능해진다. 생명이 다한 산업의 구조 조정 역시 더는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효용이 다한 산업과 기업의 존재는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낮추고 정부 재정을 축낼 뿐이다. 반면 경쟁력을 가진 기업은 기업 크기에 상관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이라 불리는 이런 강소기업이 최대한 늘도록 중소기업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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