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시간제 알바생과 엄마들 연결… 아이 믿고 맡기게 깐깐한 검증
자그마한 신발 두 짝이 ‘폴짝’ 땅바닥으로 내려왔다. 아이의 까만 눈동자가 요리조리 굴러가더니 낯선 얼굴과 눈을 맞췄다.
“안녕. 윤우, 준우야.” 24일 오후 4시 반, 민은정 ‘악어선생님’(22·여)이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을 맞았다. 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집에 들어온 윤우와 준우는 스케치북을 펴고 물감을 짜기 시작했다.
민 선생님은 윤우, 준우 엄마로부터 ‘째깍악어’ 돌봄 신청을 받고 아이들과 두 시간 동안 놀았다. 엄마는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에 다니는 민 선생님에게 물감놀이를 부탁했다. 째깍악어는 만 3세 이상 아이들을 위한 시간제 돌봄 대학생 선생님 매칭 서비스다. 지난해 9월 째깍악어 법인을 등록한 김희정 대표(41·사진)는 올해 3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김 대표도 ‘워킹맘’이었다. ‘이모님’(육아도우미)도 썼지만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아이가 아프다고 연락 올 때면 방법이 없었다. 능력 있는 여자 동료들이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게 안타까웠다. 그런데 돌봄교실에 혼자 남아 있던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데리러 갔을 때 선생님에게 “우리 엄마예요”라고 여러 번 말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너졌다. ‘엄마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게 해야겠다.’ 김 대표가 째깍악어 사업을 시작한 이유였다.
째깍악어는 김 대표 딸이 피터팬에 나오는 악어에서 따온 말. 악어는 피터팬을 괴롭히는 후크 선장의 팔과 시계를 삼켰다. 째깍악어는 아이를 안전하게 돌봐 주고, 엄마가 원하는 때 째깍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생계 때문에 매일 일을 나가야 하는 엄마가 ‘집에 혼자 있는 아이가 악어선생님을 언니처럼 따른다’고 말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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