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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촉 빛났다”…동영상 속 ‘세탁기 뚜껑’에서 찾아낸 前 남친의 몹쓸짓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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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나머지 37여분간 범행 장면 비쳐 촬영

대검 법과학분석과에 영상확대·화질개선 감정 거쳐 결정적 증거 찾아내

성범죄 재판 중 또 다른 악질적 성범죄…法, 20대 남성 ‘징역 8년’ 선고해

성폭력 범죄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던 20대 남성이 추가로 다수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는 강간, 미성년자의제강간, 성폭력처벌법 위반, 특수감금,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7년 부착 명령도 내렸다.

◆교제 여성에 대한 잔혹한 성폭력

A씨는 올해 3~4월 교제하던 여성 B씨를 6차례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여성들의 나체 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발견한 후 결별을 통보하자, 다음 날 B씨를 찾아가 장시간 감금하고 또다시 성폭력을 저질렀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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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A씨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검찰의 치밀한 증거 분석으로 진상이 드러났다.

피해자가 제출한 약 39분 분량의 영상에는 두 사람의 행위가 명확히 드러나는 장면이 약 2분뿐이었으나, 검찰은 영상 속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반사된 장면을 발견했다. 이를 대검 법과학분석과의 화질 개선 작업을 통해 약 37분간의 추가 범행 장면을 확인하며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A씨는 증거를 제시받은 뒤 범행을 자백했으며, 검찰은 피해자가 인지하지 못했던 추가 범행까지 밝혀내 기소했다.

◆과거에도 이어진 성범죄 행각

A씨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2022년 당시 교제하던 여성을 강간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여성에게 강제 추행을 저지른 혐의도 추가로 밝혀지면서 공소장에 포함됐다.

◆“죄질 매우 무겁다” 재판부의 따끔한 질타

재판부는 "2022년 저지른 성범죄로 장기간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자숙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성폭력을 반복했다"며 "피해자들이 겪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고소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거나, 허위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회유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했다"며 "성행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재판 중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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