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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성큼 다가온 '음성뱅킹' 시대…말하는 대로 되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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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서비스가 인터넷과 모바일, 홍채·지문 등 생체 인증을 넘어 음성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보이스 뱅킹(Voice Banking) 시대가 본격적으로 오고 있는 셈이다.

일부 은행들이 이미 송금이나 환전 업무 등의 서비스를 음성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도입했고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도 보이스뱅킹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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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음성 뱅킹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이 은행은 SK텔레콤과 협약을 맺고 다음 달 중 음성을 이용한 금융서비스를 도입한다.

KEB하나은행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인 ‘누구(NUGU)’를 이용해 고객의 목소리로 간단한 조회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은행 관계자는 “등록된 계좌의 잔액이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고 환전을 하기 위한 환율조회나 고객이 위치한 곳의 인근 영업점 등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상 고객은 SK텔레콤의 누구를 이용하면서 하나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KEB하나은행의 음성 뱅킹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에는 단순 조회업무를 넘어 계좌 이체(송금) 서비스까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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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NUGU)(왼쪽)와 우리은행 음성인식 뱅킹 SORi / 사진 = SK텔레콤·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도 음성인식을 이용한 AI뱅킹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은행은 지난 3월말 음성인식이 가능한 AI뱅킹 ‘소리(SORi)’를 출시했다. 소리(SORi)는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 의미를 파악해 금융거래를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은행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원터치개인’ 메인화면에서 소리 아이콘을 클릭해 음성명령을 하면 ▲계좌조회 ▲송금·환전 ▲공과금 납부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음성인식 서비스를 은행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과 위비뱅크에도 도입했다. 메신저를 실행한 후 음성 명령으로 송금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보내려는 금액과 특정 명령어를 조합한 문장을 말하면 이를 인식해서 서비스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1만원을 보내기 위해서는 송금금액인 1만원과 ‘보내줘’라는 명령어를 조합한 ‘1만원 보내줘’를 말하면 그대로 실행된다. 기존에 송금을 위해 필요했던 수취인의 은행명이나 계좌번호, 공인인증서 등 보안 장치가 없이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만 있으면 음성 송금 서비스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의 클로버(Clova)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AI 음성 뱅킹 서비스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과 신한은행도 음성 인식을 통한 보이스 뱅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 차원에서 음성 뱅킹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방향이 나오는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도 “은행 내부적으로 보이스뱅킹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고객들의 은행 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중요한데 이런 경험이 집단적 변화를 일으키는 타이밍이 현재 시점”이라며 “이런 변화의 큰 카테고리 중 하나가 AI를 통한 음성인식 뱅킹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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