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남 목포 신항에 거치된 뒤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에서는 구명뗏목을 찾을 수 없었다. 원통형의 구명뗏목이 설치돼 있던 우현에는 사다리처럼 생긴 뗏목 거치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원래 세월호에는 좌현과 우현에 모두 44개의 팽창식 구명뗏목이 설치돼 있었다. 이 구명 뗏목은 배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비상상황 때 안전핀을 제거하고 손잡이를 당기면 바다에 떨어지면서 펴지게 된다.
27일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우현 구명뗏목이 있던 자리에 사다리처럼 생긴 거치대만 남아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이곳에 있던 구명뗏목 22개가 하나도 작동하지 않고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람이 안전핀을 제거하지 않더라도 배가 바다에 가라 앉을 경우 수심 4m 이내에서 자동으로 떨어져 나와 구명뗏목이 팽창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바다에 펼쳐진 것은 2개에 불과했다. 이것도 당시 해경이 세월호에 올라 발로 차 떨어뜨린 것이었다.
나머지 구명뗏목은 세월호가 수심 44m 깊이의 맹골수도에 가라 앉았지만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검찰은 구명뗏목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업체 대표 등을 기소하기도 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우현의 구명뗏목. 배가 가라앉으면 수심 4m이내에서 작동해야 하는 구명뗏목은 당시 해경이 강제로 떨어뜨린 2개만 펴졌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대로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구명뗏목은 인양된 세월호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침몰 이후 진행됐던 수중 수색과 인양과정에서 구명뗏목이 수거된 것은 아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측은 “인양 과정 등에서 구명뗏목을 일부러 떼어낸 적이 없다. 인양 이전에 모두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월호 구명뗏목은 침몰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뒤늦게 작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습본부에 따르면 사고 이후 전남 진도군청이 여러 개의 세월호 구명뗏목을 수거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명뗏목들은 세월호 주변에 유류품 유실을 막기위해 설치한 그물 등에 걸렸거나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부실 점검으로 정작 필요할 때는 작동하지 않았던 구명뗏목이 참사 이후에야 뒤늦게 펴져 홀로 바다를 떠 다닌 것이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