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관절염이라고 하면 관절 기능이 쇠퇴했을 때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르다. 관절의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인체에 침투한 해로운 바이러스나 세균으로부터 몸을 지켜주는 면역체계가 정상적 기능을 하지 못해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해 발생한다.
많은 환자들이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민간요법이나 파스 등에 의존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방문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진단 받기까지 평균 20.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이나 손목 같은 작은 관절에서 주로 통증이 발생하며 관절 부위의 부기, 열감, 경직 등이 나타난다. 특히 아침에 1시간 이상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현상이 특징이다. 만약 이런 조조강직 현상이 지속되거나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돼도 통증이나 관절의 뻣뻣함이 계속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전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70% 이상이 여성이며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므로 자신이 이 연령대에 해당된다면 평소 증상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최근에는 30~40대 젊은 환자도 늘어나고 있어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한지 2년 이상 경과할 경우 손가락과 발가락이 점차 굳는 관절변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관절이 굳게 되면 손가락 등을 움직이기가 어려워져 집안일부터 병 뚜껑을 따거나 문 고리를 돌리는 등 간단한 일 조차도 할 수 없게 돼 삶의 질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
또 관절에만 염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몸의 다양한 장기로 염증이 번져 시력이 저하되는 포도막염이나 건선 등의 질환이 함께 동반되기도 하며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 등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질환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 호전이 가능한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중 생물학적제제는 몸 속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의 작용을 직접 억제함으로써 관절 손상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또 기존의 항류마티스제제로는 증상 개선이 힘들었던 환자들에게 우수한 치료 효과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꾸준히 오랜 기간 치료하고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인지하고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 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주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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