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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부산에서 고작 73㎞… 느릿느릿 걸으면서 맑은 섬 속살까지 훑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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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테마 여행] 따뜻한 힐링의 섬, 일본 나가사키현 이키

일본 규슈와 대마도 사이에 있는 작은 섬, 이키(壹岐). 부산에서 고작 73km 떨어진 이 섬은 우리에겐 좀 낯선 지명이지만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여행지다. 섬 전체가 일본 국정공원(国定公園)으로 지정된 이곳은 아름다운 해변과 기암절벽을 볼 수 있는 데다 다양한 먹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면적은 우리나라 안면도와 비슷한 크기로 하루에 섬 전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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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쓰키하마 해변. 일본 해수욕장 100선 및 일본의 수변 100선에 선정된 이키섬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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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일본에서 한반도를 가거나 중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갈림길이란 의미를 지녔다고 알려진 이 섬은 일본 최대의 고분군과 고대 유적을 자랑한다. 대마도 5분의 1 크기의 작은 섬이지만 인구는 대마도와 비슷한 3만여 명에 이른다. 주로 농업, 어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화려하거나 세련되진 않지만, 정겨운 자태로 여행자를 포근하게 품어주면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곳이다.

◇ 곳곳에 숨겨진 명품 비경(祕境)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쓰쓰키하마(筒城浜) 해변은 일본 해수욕장 100선 및 일본의 수변 100선에 선정된 이키섬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다. 600m 넘게 이어진 모래사장과 송림(松林), 얕고 넓게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 때문에 여름철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적한 해안가를 걷고 있으면 마치 먼 이국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야영장, 바비큐장, 테니스 코트 등 다양한 레저 시설이 들어서 있는 만남의 광장과도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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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옆모습의 절벽 모양이 인상적인 사루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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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 해식절벽(海蝕絶壁)도 볼거리다. 높이 45m의 바위로 원숭이가 먼바다를 바라보는 형상을 한 사루이와(원숭이 바위), 화산분출물에 의해 형성되어 이키 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케노쓰지 전망대, 파도로 침식된 해식 동굴인 오니노 아시아토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성게랑 소고기 먹고 자고 쉬고, 또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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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는 이키섬의 특산물이다. 하라호게 식당의 우니메시(성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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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 섬은 보물찾기하듯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은 물론 입도 호강이다. 예로부터 이키 섬은 해산물의 보고(寶庫)였는데 특히 성게는 대표적인 특산물로 일본 전체 생산량의 4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4월~10월이 제철로 해수욕과 제철 성게를 맛보려는 관광객으로 한여름에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한, 이키규(壱岐牛)를 빼놓을 수 없다. 제주도에 가면 흑돼지가 있듯이, 이키는 이키 소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바닷바람을 받은 미네랄 가득한 목초를 먹고 자라 육질이 우수해 일본 내 유명 소고기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키소주는 보리와 쌀을 2:1로 배합해 양조한 술이다. 16세기경부터 만들어져 보리소주의 발상지로 불리는 이키는 보르도 와인, 코냑 브랜드처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지리적 표시 원산지 보호를 받는 유명 상표가 되었다.

번잡함은 없다… 따뜻한 '힐링'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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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의 역사를 지닌 유노모토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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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섬 북서쪽 연안에 있는 유노모토 온천은 1700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온천으로 나트륨 염화물과 철분을 포함하고 있어 붉은 갈색을 띈다. 보습 효과가 탁월하고 진구황후(神功皇后)가 아들을 낳을 때 목욕물로 사용했다는 전설이 있어 임신기원 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에 앉아 바다에 가라앉는 석양을 조망할 수 있으며 수증기가 길게 뻗은 온천마을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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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국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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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섬 내 출토된 고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이키국 박물관도 눈여겨볼 만하다. 세계적인 건축가 故 구로카와 기쇼(Kurokawa Kisho)의 마지막 유작인 이곳은 주위 산맥을 따라 곡선을 이루고 있는 잔디 지붕이 인상적이다. 상설 전시실에서는 동아시아와 일본의 역사를 비교하며 이키의 통사(通史)를 소개하고 있다.

※ 취재 협조 : 일본 나가사키현 서울사무소

[트래블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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