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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드라마 '피고인'과 귓속말' 바람 타고 번지는 '사시 부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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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선 후보들이 로스쿨과 사시 병행 지지 입장 보여 더욱 확산

TV 드라마로 인해 촉발된 ‘로스쿨 이슈’가 대선 바람을 타고 있다. 검사와 변호사, 로펌 등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에서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데다가 일부 대선 주자들이 올해 폐지되는 사법시험의 부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르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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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드라마 '피고인' [S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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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점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에 나왔던 ‘여민경’ 캐릭터였다. 이 드라마는 검사였던 주인공(지성)이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뒤 복수를 그렸다. 여기에서 여민경은 로스쿨 출신 검사로, 주인공의 변호인에게 약점이 잡혀 꼼짝없이 도와주는 캐릭터로 나온다.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여민경에 대해 “아빠 빽으로 로스쿨 가고 삼촌 빽으로 로펌에서 경력 쌓은 낙하산 검사”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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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낙하산 로스쿨 검사로 묘사된 여민경(한지우) [한지우 인스타그램]




이 때문에 로스쿨 출신 법조인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는 “로스쿨 재학생ㆍ졸업생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단체인 대한법조인협회는 “로스쿨 입학전형 및 취업 부정은 실재하고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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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비 드라마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드라마 '귓속말' [S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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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후속으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귓속말’도 논쟁 거리가 되고 있다. 대형 로펌 대표의 딸(박세영)이 돈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 아버지 로펌에 낙하산으로 팀장 자리에 앉는 내용이 담겨 일부 고시생들은 박탈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고시생 이모씨는 “돈과 배경이 없는 서민들을 위해 사법시험을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 일부 대선 주자들이 사시 폐지에 전향 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사시 부활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대선 후보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사시 폐지 등 현 로스쿨 체제 유지를 주장한다. 문 후보는 “로스쿨을 만든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사법시험으로 되돌아 가자고 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했고, 심 후보는 “사시 존치 문제와 관련해 당의 공식 입장은 로스쿨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에게 “로스쿨 일원화 공약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검사 출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누구든지 노력하면 계층 이동이 될 수 있는 기회 중 하나인 사법시험은 존치되어야 한다”며 사시 부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로스쿨 제도는 도입 후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쳤다. 한번 재점검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현 체제를 기초로 하되 사시를 포함한 보완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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