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가한 사거리 최대 300㎞의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발사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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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영토 공격 허용 보도에 18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의 분쟁 개입 측면에서 질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정치권은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17일 “제3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고 비꼰 뒤 “러시아는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6월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로 자신들이 점령 중인 크림반도를 공격했을 때 자국 주재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기존 영토라고는 할 수 없다.
그간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 해제를 강하게 요구해 온 우크라이나는 반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격은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미사일은 스스로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각 공격에 나서겠단 의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승부수가 향후 우크라이나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미국의 추가 지원 규모와 유럽의 움직임이다.
신재민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에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급하자 수백 발의 에이태큼스를 지원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다수의 미사일을 소진해 현재 보유 규모는 줄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에블린 파르가스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추가 지원할 여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X(옛 트위터)에 “군산복합체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대전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250㎞인 스톰 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마찬가지로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8일 EU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미국처럼 러시아 영토 공격을 승인해야 한다”고 회원국에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 후 EU 내에선 우크라이나 종전 목소리도 부쩍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폴란드, 발트 3국 등 동유럽 국가들 이외 유럽 국가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완전히 회복해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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