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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실적 악화' 현실화 된 사드 후폭풍… "해법없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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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불매운동에 판매 반토막/ 영업이익·이익률 1분기 최저/ 反韓 악화 땐 2분기 더 부진/‘세타2 엔진’ 車 리콜도 타격/ 원·달러 환율 하락 엎친데 덮쳐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후폭풍이 산업계에 현실화하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에 이어 한국 제조업의 한 축인 현대자동차가 중국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걱정스러운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문제”라며 사드 포대의 전격적인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 악화를 우려했다.

현대차는 26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은 1조2508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40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20.5%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4%를 기록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1분기를 통틀어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은 모두 최저치다. 당기순이익은 2010년 1분기 이후 최저, 당기순이익률은 역대 최저에 그쳤다.

현대차는 1분기에 풀체인지(완전변경)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쏘나타 등 신차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내수시장에선 비교적 선전했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큰 시장인 G2(중국·미국)에서 고꾸라졌다.

세계일보

특히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차 불매 운동이 본격화하며 3월 현대·기아차의 현지 판매는 반 토막이 났다.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50대 50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운영하고 있어 이곳의 실적은 ‘영업외 이익’으로 분류된다. 영업이익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배경이다.

4월 중국 판매량도 3월 못지않은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이에 2분기(4∼6월) 실적은 1분기보다 더 나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사드가 본격 운용을 앞두는 등 반한 감정을 누그러뜨릴 재료가 없다. 27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아차는 신차까지 없었던 터라 상황은 더 어둡다. 3월 중국 판매에서 현대차는 44.3%, 기아차는 무려 68.0%나 급감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이달 초 세타2 엔진의 대규모 리콜을 한 것도 충당금에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를 거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일 세타2 엔진을 장착한 147만여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리콜하기로 했고, 추가 리콜 여부도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대차 재경본부장 최병철 부사장은 “세타2 엔진 리콜 결정으로 2000억원의 비용을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1분기 평균 1152.6원으로 작년 말보다 54.4원 떨어졌다.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는 달러 약세가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이에 현대차는 G2 시장에 신차를 출시하는 정공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구자용 IR담당 상무는 “중국 시장에 전용 신차 3종을 비롯해 주요 볼륨 차종 상품성 개선모델을 투입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15년 이상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현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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