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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일본 부흥상 “대지진, 도호쿠서 일어나 다행” 망언했다가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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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6일 사표 수리…후임 후쿠시마 출신으로

아베 “임명 책임은 내게 있다” 자세 낮춰

잇따른 여당·각료 폭언에 아베정권 타격 불가피



지진과 재해 피해 복구를 담당하는 일본 부흥상이 동일본대지진이 “도호쿠(동북) 지방에서 일어나 다행”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사임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후임으로 후쿠시마 출신을 임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6일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임명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후임으로 후쿠시마에 지역구가 있는 6선 의원 요시노 마사요시(68)를 임명했다.

앞서 이마무라 부흥상은 25일 자민당 내 파벌인 니카이파 파티에서 연설을 하면서, “(동일본대지진은) 사망자가 1만5893명, 사회자본 훼손은 25조엔에 이른다. 도호쿠라서 다행이었다. 수도권에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고 하면 막대하고 심대한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발언 취지를 묻자 “수도권에 가까운 곳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피해가) 심각했을 것”이라는 뜻에서 한 말이라며,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지난 4일에도 후쿠시마원전 사고 뒤 정부가 지정한 피난지역 주민은 아니지만 스스로 피난길에 오른 ‘자주 피난민’에 대해서 “본인 책임”, “재판이든 뭐든지 하면 될 것 아니냐”라는 막말을 했다.

지난달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은 지지율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각료들과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망언과 실언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정권 핵심부가 ‘아베 1강’ 분위기에 취해 긴장이 풀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에는 야마모토 고조 지방창생담당상이 문화재 보전 업무를 하는 학예사를 “암”이라고 부르며 “쓸어버려야 한다”는 폭언을 했고,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선대위원장은 오키나와현 시장 선거에 나선 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며 “사기와 같은 오키나와 특유의 전술”이라고 했다.

아베 정권은 문제 발언을 한 정치인들을 감싸왔으나 이마무라 부흥상의 발언은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마무라 부흥상 발언은 후쿠시마현과 도호쿠 지방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조차 “정말로 용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야당인 민진당은 이마무라 부흥상 발언에 항의해 26일 참의원 본회의 참가를 거부했고, 자민당도 이를 받아들여 이날 참의원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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