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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교황 '깜짝' TED 강연…"온유의 혁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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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테드에서 강연하는 교황 [AFP=연합뉴스]



(밴쿠버 AFP=연합뉴스) "우리는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 지식 강연 테드(TED)에서 깜짝 강연했다. 직접 연단에 서지 않고, 영상을 통해서였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종교 지도자로 통하는 그는 과학자, 학자, 기술 혁신가, 금융 투자자, 문화계 인사 등으로 이루어진 청중들에게 '내'가 아닌 '우리'가 있을 때 "혁명이 시작된다"며 "온유의 혁명"(revolution of tenderness)을 촉구했다.

올해 테드 강연의 주제는 '미래는 당신'이다. 교황은 이 주제에 호응해 사회를 진보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계와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이 강연 청중에게 교황은 그들이 가진 영향력과 힘을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데 사용한다면 이 세계는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과 기술 혁신이 평등과 사회적 포용을 가져온다면 얼마나 멋질 것인가"라며 "지구에서 먼 행성을 새로 발견했을 때 우리 주변의 형제와 자매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면 얼마나 훌륭할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가난하고 병든 이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만날 때 "왜 내가 아니고 그들일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그럴 때마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을 돌볼 책임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교황이 특정 단체나 집단을 위해 비디오 연설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국제 강연회에서 강연한 것은 처음이라고 테드 측은 설명했다.

테드 국제담당 기획자 브루노 지우사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1년 이상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교황의 강연은 시작 전까지 비밀에 부쳐져 행사 안내서에도 기재되지 않았으며, 연단 화면에 그의 모습이 나타나자 청중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박수로 환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가르침을 설파할 뿐 아니라 가난, 이민, 환경 등 국제사회의 비종교적 주요 현안에 대해 지도자적 입장이나 주장을 펼쳐 국제사회에서 큰 존경을 받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비 가톨릭교도의 70% 이상이 교황을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황은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데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데, 트위터 추종자만 해도 1천만 명이 넘는다.

지우사니는 "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국경을 넘어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인물은 교황이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황이 현재의 국제 정세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그의 말과 행동에서 절박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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