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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월)

우크라와 싸우고 내부 탄압하다…또 이슬람 극단주의에 당한 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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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게스탄 연쇄테러에 최소 20명 사망…"잇단 테러, 러 안보실패 부각"

"우크라전 장기화로 안보 우선순위 바뀌어"

러 당국의 탄압도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 급진화 초래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유대교 회당 테러 현장을 둘러보는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공화국 정부 수장
[AP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3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3개월 만에 러시아에서 또다시 발생한 연쇄 테러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내 안보가 취약해졌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사이, 전부터 내재됐던 러시아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졌다는 관측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저녁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을 조사 중인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이번 테러 공격의 희생자가 20명으로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15명은 경찰이다. 테러에 가담한 총격범 5명은 사살됐다.

이들은 유대교 회당과 정교회 성당, 경찰서를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3월 22일 모스크바 테러로 145명이 숨진 이후 또다시 발생한 대규모 테러다. 당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ISIS-K)가 배후를 자처했다.

3개월 만에 또다시 발생한 테러는 러시아 대통령이 강조해온 슬라브 민족주의 이면에 자리한 이슬람주의자들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200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내부 시민사회 탄압으로 이슬람 공격에 더 취약해졌다고 지적한다.

안보 기관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안보 자원의 쏠림이 나타나면서 이슬람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법 집행기관의 인력이 전국적으로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 초기 다게스탄 공화국에선 예비군 동원령 반대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러시아 본토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차출되자 대규모 항의 움직임이 나타났고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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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은 러시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성당 앞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
[AP 연합뉴스]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은 전체 인구의 80%가 이슬람교도인 지역이다.

2000년대 인접한 체첸 자치공화국에서 발생한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소요가 이 지역으로 번지면서, 다게스탄 공화국에서도 분리주의 반군의 테러가 심심찮게 발생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체첸 등지에서 잔혹한 군사 작전을 벌이고, 소련 시절 아프가니스탄 침공 과정에서 무슬림들에게 잔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반감을 갖고 있다.

1999년 체첸 반군에 의한 모스크바 아파트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푸틴 대통령은 "화장실에서도" 그들을 소탕하겠다며 분리주의 진압을 정당화했다.

이후 러시아 당국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을 상대로 잔혹한 탄압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더욱 급진적으로 변했고, 급기야 국제테러단체 ISIS에 충성을 맹세했다.

특히 두차례 체첸 전쟁을 거치며 증오와 폭력, 보복의 악순환이 거듭됐다.

2004년 북코카서스 도시 베슬란의 초등학교 테러는 체첸 분리주의 반군에 의한 최악의 테러로 꼽힌다. 당시 체첸 반군은 어린이와 학부모 등 1천100명을 인질로 잡고 러시아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 186명을 포함, 총 3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악순환은 계속돼 젊은 세대는 ISIS의 분파인 ISIS-K(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의 선전에 빠졌고, 가난과 착취에 시달린 지역민들의 분노는 쌓여갔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당국 소식통을 인용, 총격범들이 '국제 테러 조직의 지지자'라고 보도했다. 테러 조직의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공화국 정부 수장은 이들 공격이 부분적으로 '해외에서 지시된 것'이라며 다게스탄 내 숨어있는 모든 구성원을 찾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3월 테러 직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슬람 무장세력이 아니라 서방을 배후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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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공화국 정부 수장이 전날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 공격을 받은 그리스 정교회를 방문,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정학·사이버 위험 컨설팅업체 S-RM의 마르쿠스 코호넨은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이 이슬람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중의 우려를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와 서방 비난에 집중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을 '실존적 전투'라며 일관된 노선을 유지, '적어도 지금은 올바른 장소에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 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발생한 두차례 대규모 테러 공격은, 러시아 내부의 안보 실패를 부각시켰다"며 "이들 공격 배후에 있는 정보 실패는 분명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번 공격에 IS 북코카서스 지부인 윌라야트 카브카즈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코카서스 보안 분석가 해럴드 채임버스는 뉴스위크에 윌라야트 카브카즈와 이번 공격의 연관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윌라야트 카브카즈와 ISIS-K 간 협력은 더욱 긴밀해졌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희생자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명했으며, 이들 지원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러한 공격이 빈번했던 2000년대 푸틴 대통령 첫 임기 동안의 혼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이제 다르다. 사회는 완전히 함께한다. 이런 범죄 테러 사건은 사회에서 전혀 지지받지 못한다. 러시아에서도, 다게스탄에서도."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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