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자연 즐길 수 있어… 휴일엔 8000~1만명 몰려
'反시계 방향 달리기'불문율
주변에 30여개 샤워 시설도
황거 주변은 매일 저녁 이런 황거 러너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3~4년 전부터 길이 5.5㎞쯤 되는 황거 둘레를 달리는 이들이 생겼는데, 지금은 이곳이 러너들 사이에 '달리기의 성지(聖地)'로 꼽힌다. 일본 관광청 '러너(Runner) 인포메이션 연구소'가 추천하는 일본 내 뛰기 좋은 명소 1위이기도 하다.
18일 저녁 일본 도쿄 시민들이 황거(皇居·일왕 거처) 주변 도로를 달리고 있다. 3~4년 전부터 길이 5.5㎞쯤 되는 황거 둘레를 달리는‘황거 러닝’이 인기다. /이동휘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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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요다구에 따르면 휴일에 황거 러닝을 즐기는 시민이 8000~1만명에 달한다. 평일 저녁에도 2000~3000명이 몰린다.
황거 러닝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심 한복판에서 잘 보전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황거를 둘러싼 해자(垓子·성곽 둘레를 감싼 도랑) 너머로 7~8m 높이의 돌담이 있고 황거 안팎으로 녹지가 풍부하다. 회사원 하야시 사라사(여·28)씨는 "황거를 중심으로 원형 코스를 뛰기 때문에 시시각각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황거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오후 5시까지는 황거 안을 500~600m쯤 달릴 수도 있다. 지난 2일에는 산책을 나온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황거 러닝을 즐기는 시민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황거 러닝족(族) 사이에는 '황거를 중심으로 반(反)시계 방향으로 달린다'는 불문율이 있다. 초기에 보행자들은 물론 러너들도 뛰는 방향이 달라 뒤엉키는 일이 잦아 만들어진 규칙이다. 추월을 하려면 소리 내서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건네는 것도 매너로 자리를 잡았다.
황거 주변에는 30여 개의 '러닝 스테이션'도 있다. 500엔(한화 5000원)을 내면 짐을 맡기고 운동 후 샤워를 할 수 있다.
[도쿄=이동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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