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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안드로이드 페이’ 상륙 초읽기...페이대전(大戰)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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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복마전 '치열'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투가 주로 네이버페이 및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기존 국내 플레이어들이 벌이는 '내전'의 성격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의 참전에 따른 '국제전'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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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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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페이 상륙 초읽기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페이가 조만간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미 신한과 현대, 롯데와 하나 등 4대 카드사에 사업 협력 계약 초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후 제휴 범위를 확대해 외연적 확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출시 목표는 5월이 유력하다.

일단 구글 코리아는 "안드로이드 페이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다"며 "구글은 루머나 추측에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러나안드로이드 페이가 조만간 베일을 벗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페이 국내 출시를 위해 카드사와 협력하는 상황에서 이미 나름의 행보는 공개된 상태"라며 "그동안 안드로이드 페이 국내 상륙설이 끊임없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미 구글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전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페이의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오프라인 결제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결제단에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드로이드 페이는 2015년 9월 미국에서 출시된 후 영국을 거점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하는데 매진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 상륙했으며 호주, 홍콩을 넘어 지난해 12월 일본에 상륙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지만 그 이상의 뚜렷한 행보는 감지되지 않는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안드로이드 페이가 근거리통신망(NFC) 기반의 결제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NFC는 미래 기술의 하나로 평가받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NFC 방식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다. 현재 국내 매장 중 약 5%만 NFC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가 기존 카드결제 인프라에 바탕을 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을 핵심으로 삼아삼성페이를 출시한 이유다.

때문에NFC 기술을 가진 안드로이드 페이가 국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오프라인 결제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라인 결제의 경우 자체적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나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NFC를 고집하며 미래기술의 저변확대를 꾀할 것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방법론을 고안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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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출처=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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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페이와의 전투

국내 간편결제는 오프라인 특화, 온라인 특화로 나눌 수 있다. 양쪽의 경계가 다소 흐릿하지만 굳이 간편결제의 수단으로 정체성을 나누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특화 라인업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특화는 삼성페이가 있다. 현재 삼성페이의 경우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끌어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루프페이를 인수해 MST의 방식으로 범용성을 잡아내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단말기를 중심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강자인 삼성전자에게 가장 제격인 방법론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페이는 지난해 2월 11번째로 말레이시아에 상륙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 호주, 태국에 이어 4번째다. 메이뱅크(MayBank)와 시티은행(Citibank), 말레이시아 국제상업은행(Commerce International Merchant Bank), 스탠다드차타드은행(Standard Chartered Bank) 등 4개 주요 은행과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진 시장에서는 다소 주춤한 분위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보스턴 리테일 파트너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삼성페이의 활용도는 6위에 불과하다.

삼성페이는 최근 온라인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페이 미니를 통해 기기의 스렉트럼을 넓히는 상황에서 쇼핑과 리워즈 서비스까지 시동을 걸었다. 다양한 국내 파트너들과 제휴해 삼성페이 ‘쇼핑’과 ‘리워즈’ 서비스를 시작,모바일 기반 온라인 페이먼트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토마스 고 상무는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삼성페이를 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일상과 함께 하는 생활밀착형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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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저변 확대하는 삼성페이. 출처=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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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저변 확대하는 물론 아이폰을 매개로 하는 애플페이도 이러한 범주에 들어간다. 다만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오는 6월 서비스를 시작하는 LG페이도 삼성페이와 같은 오프라인 특화 라인업이다. LG G6를 통해 사용할 수 있으며 LG전자는 이를 위해 다이나믹스의 WMC(무선마그네틱통신) 기술을 체화한다. WMC는 결제 솔루션 기업 다이나믹스가 2007년 독자 개발한 모바일 결제 기술이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마그네틱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를 일반 신용카드 단말기에 대면 결제되기 때문에 방식으로 보면 삼성페이의 MST와 거의 유사하다. 저변이 넓은 인프라를 선택해 범용성을 잡겠다는 뜻이다.

LG전자는 당초 LG페이에 화이트카드 방식을 고려했으나 기술 및 범용성의 측면을 추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LG G6에 하드웨어 LG페이는 삽입되어 있는 상태며, BC카드, 국민카드, 외환카드, 삼성카드, 엘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모두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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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페이 협력식. 출처=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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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특화 라인업으로는 네이버페이 및 카카오페이, 페이코가 대표적이다. 네이버페이는 가입자 2200만명, 누적 거래액 3조000억원을 돌파한 상태에서 포털 플랫폼의 특화 경쟁력을 타고 비상하는 중이다.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네이버는 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결제단 자체를 빅데이터 및 ICT 경쟁력의 선봉장으로 낙점한 분위기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알리페이와의 협력으로 더욱 두각을 보이고 있다. 가입자 1400만명에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넘긴 상태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전개하는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추후 카카오뱅크 등과의 시너지에도 일정정도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공과금 납부 등으로 일상의 저변확대를 꾀하는 상황에서, 알리페이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경쟁력까지 더해지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페이코도 가입자 630만명에 누적 거래액 1조1000억원을 기록하며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각 모바일 사업자의 특화 간편결제, 쿠팡의 로켓페이, 배달의민족의 배민페이 등이 각자의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또 핀테크적 차원에서 각 금융사들도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제휴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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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페이, 과연 통할까?

최근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비바리퍼블리카 토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간편결제에서 간편송금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와 온라인 결제의 경계가 흐릿해지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분위기다.

자연스럽게 안드로이드 페이가 국내에 상륙해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미 토종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상태에서, 페이 서비스가 일종의 생활밀착형이자 '익숙한 것을 쓸 수 밖에 없는' 사용자 패턴을 보이는 지점이 중요하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페이는 범용성적인 측면에서 삼성페이 및 LG페이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 전략을 바꿔 온라인 중심의 간편결제 로드맵도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기존 온라인 특화 라인업과의 전쟁을 치뤄야 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페이는 세계 최고의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충분히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구글월렛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페이를 통해 한 지역의 간편결제 시장을 제패하려는 것이 아니라 NFC 기반의 생태계를 자사 중심으로 꾸리는 것 자체에 관심이 있다"며 "일본에서 이커머스 기업인 라쿠텐과 협력해 빠르게 몸집을 불린 것을 보면 국내 기업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안드로이드 페이가 등장하면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첫 대결상대가 될 것"이라며 "이용자가 어떤 간편결제를 쓸 것인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중심에 두고 양쪽의 전투가 벌어지는 대목도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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