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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일본, 원전사고 오염토를 어린이들이 뛰노는 공원에 재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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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원전사고로 오염된 후쿠시마(福島)의 흙을 공원에 재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흙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게 해서는 안 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마이니치신문은 환경성이 지난달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공개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토 재사용안을 협의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환경성은 27일 공개회의에서 이 방안을 정식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당초 오염토를 도로·방조제 등에 쓰겠다던 정부가 공원에까지 재사용하기로 함으로써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성은 원래 방사성 물질인 세슘 농도를 1㎏당 8000베크렐(㏃) 이하로 낮춘 오염토를 도로 공사 등에 쓸 방침이었다. 그러더니 오염토를 토지조성에도 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녹지공원이나 산림 조성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오염토로부터 나오는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해 수십㎝에서 1m정도의 흙을 덮고 거기에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하지만 비공개 전문가회의에서는 오염토로 공원 등을 만들었다가 지진이나 집중호우가 닥칠 경우 피폭 위험성이 커진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수 오염 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환경정책을 연구하는 구마모토 가즈키(熊本一規)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 교수는 “(오염토를 묻으면) 지하수 오염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산림에 이용되는 경우 (나무의) 뿌리로 방사성 물질이 흡수될 것”이라며 “환경성이 오염토를 줄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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