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기자의 눈] 中企 정책, 2500년 전 ‘4대 악행’ 그대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방향성도 제시 않고 중기 자발성만 강조

아시아투데이 오세은 기자 = 논어(論語)의 요왈(堯曰)편에 공자와 제자 자장(子張)의 대화 중 정치하는 자는 4가지 악행을 물리쳐야 한다(屛四惡)는 이야기가 있다.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서 죄를 지으면 사형에 처하는 것은 ‘학정(학대)’(불교이살위지학·不敎而殺謂之虐)이고, 주의를 주지고 않고 방임해 두고서는 업적을 까다롭게 따지는 것은 ‘폭정(포악)’(불계시성위지포·不戒視成謂之暴)이며 뒤늦게 명령을 내리고서는 부하들에게 무작정 기일만 재촉하는 것은 ‘도정(도둑의 정치)’(만령치기위지적·慢令致期謂之賊)이고, 관청의 국고를 내어 주면서 자신의 물건을 내 주는 양 생색을 내고 아까워하는 것을 ‘관료주의(쩨쩨한 벼슬아치)’(유지여인야 출납지린위지유사·猶之與人也 出納之吝謂之有司)인데 이 4가지 악정을 배척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대화를 현재 우리 중소기업계가 처한 경제 환경에 비춰보면 어떨까.

최근 정부는 기술 혁신을 통한 4차 산업혁명 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스스로 빠르게 적응하고 주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대로 된 교육이나 정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 중기 스스로의 힘으로 수출 확대를 요구하고, 경쟁력 없는 업종은 가차 없이 구조조정하겠다는 식의 우리 중소기업 정책은 올바른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생존 시기(BC 551년 ~ BC 479년)를 감안하면 공자가 정치의 4가지 악행을 배척해야 한다고 한 것이 2500년이 넘었다. 현재 우리 중소기업 정책이 공자가 경계한 ‘학정’ ‘폭정’ ‘도정’ ‘관료주의’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게 아닐까. 대통령 후보들이 우리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새 정부의 중기 정책이 4가지 악행의 오류에 빠지지 않길 기대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청이 부로 승격돼 현실적이고 총체적인 중기 정책이 실행되길 희망한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