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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부동산 P2P 투자 '부도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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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율 '0%'를 내세우는 부동산 P2P(개인간거래) 대출 업체에 투자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P2P협회에 등록된 업체들은 부도율과 연체율을 공시하지만, 실제 부실이 발생한 후 부실채권(NPL)을 매각해 손실을 없앤 경우가 있어 공시된 '0%' 자체만 보고 안전성을 판단하기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22일 한국P2P협회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취급하고 있는 16개 업체 중 부도율이 '0%'가 아닌 업체는 3곳에 불과하다.
이들 업체들도 애초 시작이 개인신용 P2P 중심이고, 부동산 PF를 취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볼 때 협회에 등록된 부동산 관련 P2P 업체들의 건전성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실제 부실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40개 P2P 업체의 총 대출잔액은 3860억원으로 전월(3357억원) 대비 14% 이상 성장했다.

특히 영역별로 보면 부동산 PF 대출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누적액 기준으로 약 2648억원으로 전월(약 2208억원) 대비 20%가량 늘어났다. 이들은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인 토지를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PF와 건축자금.부동산 담보 대출 형태로 신용 기반의 P2P 대출과 달리 담보를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소투자금액이 신용 P2P 업체들보다 높은 편이지만 상대적인 고금리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지난달에는 부동산 P2P대출 1위 업체 테라펀딩이 10억원을 모집하는 건에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29초 만에 투자가 마감되기도 했다.

한 P2P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 P2P의 경우 NPL 매각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와 손을 잡고 대출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부동산 시장가격이 급격히 내려가 NPL 회사가 채권을 사가지 않으면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는 투자자에게 직접 손실이 가지 않아 부도율을 0%로 공시하는 게 맞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투자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잠재부실치를 공시하는 새로운 기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P2P협회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투자자들에게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연체.부도율 공시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건축물이 준공된 후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이후 건축물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축자금 대출상품 중에는 토지에 대한 담보권이 후순위거나 담보가 없는 사례도 있어 부동산 수요와 시행.시공업체의 안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부동산 P2P 업체들이 담보 부동산을 평가하는 심사역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PF 대출을 늘리고 있어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업계 상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업체 내부에 한두 명의 심사역이 외부 심사 네트워크와 제휴를 맺고 담보를 평가하는 구조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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