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험인양에서 본인양까지 긴장 고조됐던 11시간

[한겨레] 물결 잔잔한 ‘소조기’ 이틀 남아 정부 인양 속도 낸 듯

이번에 시기 놓치면 다음달 5일이나 가능

시험인양 5시간 반 만에 바다밑에서 1m 들어 올려

이날 밤 8시50분부터 본인양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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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년 만에 세월호를 물 밖으로 끌어 올리는 작업에 들어가는 등 세월호 인양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시험인양을 끝내고 본인양에 돌입하기까지 11시간이 걸렸다.

해수부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세월호 시험인양을 시작했다. 2~3시간이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후 5시30분 공식 브리핑까지 시험인양이 계속되면서 불안이 가중됐다. 정부는 브리핑에서 시험인양 5시간 반 만인 오후 3시30분께 세월호를 바다 밑에서 약 1미터 들어 올렸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통째로 바다 밑에서 떨어진 것은 3년 만이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은 “잠수사를 내려보내 실제 인양이 이뤄진 것을 육안으로 확인했다”며 “선상에서 예측하는 선체와 실제 바닷속 상태가 다를 수 있어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시험인양에 성공한 정부는 오후 8시50분부터 본인양에 들어갔다. 물결이 잔잔한 소조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조기가 끝나는 24일까지 인양에 적합한 날씨로 예보되면서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해수부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6시 발표된 국내외 기상예보에서 22~24일 동안 ‘파고 1ｍ, 풍속 10㎧ 이내’의 양호한 기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3월에 이런 날씨를 만난 것도 천운이다. 장기욱 세월호 인양추진과장은 “만일 세월호가 반잠수선에 도착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소조기가 끝나기 전 여유있게 작업해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월호를 들어 올려 반잠수식 선박까지 옮기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가 날씨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시기를 놓치면 다음 소조기인 다음달 5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세월호 인양이 계속 늦어지면서 이미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의 상처는 아물기 힘든 상태까지 갔다. 이번 인양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23일 오전 11시께 세월호가 수면 위 13미터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해수부는 내다봤다.

본인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시험인양이 필요했다. 정부가 11시간이나 시간을 쏟은 이유다. 이철조 인양추진단장은 “새벽까지 기상이 좋지 않아 사전 준비 작업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수심 44미터에서 수중 무게만 8천톤에 이르는 대형 구조물인 세월호를 인양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바다 밑에서 들어 올리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단계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앞서 진행한 시험인양은 세월호 선체와 재킹바지선 두 척을 연결한 66개 인양줄(와이어)이 배를 제대로 끌어 올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양쪽에 있는 바지선이 유압을 이용해 세월호에 연결된 인양줄을 당기는데, 이 과정에서 힘이 균일하게 작용해야만 문제없이 선체가 해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시험인양을 통해 계산한 선체 무게중심 등 각종 항목을 확인하고, 보정 값을 컴퓨터 제어시스템에 적용해 66개 인양줄에 걸리는 하중의 정밀배분 작업을 했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긴급 상정해 처리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미수습자에 대한 배상금 지급신청기한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민법상 3년으로 정해진 손해배상 청구권의 시효에도 특례를 적용해 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세월호 선체 인양 전에 손해배상 청구 시효가 끝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그간 미수습자 가족들이 수습 완료 전에 보상 및 소송 여부를 결정해야만 했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김소연 기자, 진도/박수진 기자 dandy@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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