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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하루새 8% 급등 현대차,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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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차 사옥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20] 지난 3월 21일 현대차는 골드만삭스의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 발간과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분 매입 루머로 52주 신고가를 단숨에 경신했다. 하루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2위로 올라섰다. 이날 현대차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 대비 8.63% 오른 17만원에 장을 마쳤고 현대위아(9.3%), 기아차(3.5%), 현대모비스(3.0%) 등 주요 계열사 또한 덩달아 급등했다.

이번에 떠오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2017년 주식시장 최대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상법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고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현금과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한 현대차가 결국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지난 17일 현대차가 현대차그룹 브랜드 사용료를 받는다는 공시를 내면서 현대차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지난 2월 초 현대글로비스의 보호예수 해제로 대주주가 구조개편을 단행할 수 있는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다. 먼저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3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이후 3개 회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순환출자가 해소되는 동시에 현대차그룹홀딩스(가칭)가 순환출자 지분만큼 각각의 사업부문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그 이후로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그룹홀딩스를 합병하거나 정의선 부회장 보유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현대차그룹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정의선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현대차그룹홀딩스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환이 3개 회사 인적분할 형태로 가시화된다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경우 자산가치 재평가 등으로 수혜가 가능하며, 최종적으로는 현대글로비스 또한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것이므로 수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사실 현대차그룹은 막대한 매출 규모와 업계 내 지위와 다르게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차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 20.8%, 정몽구 5.2%, 정의선 2.3%, 국민연금 8.0%, 자사주 6.0%, 기타 57.7% 등으로 집계된다. 또한 현대차의 1대주주인 현대모비스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기아차 16.9%, 정몽구 7.0%, 현대제철 5.7%, 현대글로비스 0.7%, 국민연금 9.0%, 자사주 2.8%, 기타 58.1% 등이다. 현대모비스의 1대주주인 기아차의 경우에는 현대차 33.9%, 정의선 1.7%, 국민연금 7.1% 등으로 분포됐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5.2%, 현대모비스 7.0%만을,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2.3%, 기아차 1.7%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이 대기업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오너 일가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와 같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 지분이 많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기업분할·합병에 외부 주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특히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30.3% 수준으로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기업분할·합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 주주의 동의가 상당 부분 필요하다"며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 나선 삼성전자와 같이 현대모비스 또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유인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윤구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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