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 배정된 상태
대기업들, 트럼프에 정책 일부 보존 요청
공화당서도 “도끼 아닌 메스로 다뤄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주노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눈을 비비고 있다. 주노(미국)/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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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업계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전면 폐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의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는 5월 트럼프 캠프가 주최한 휴스턴 모금 행사에서 IRA 폐지에 대한 우려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엑손모빌 역시 트럼프 캠프에 IRA 일부를 보존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립스66의 임원진은 의회를 찾아가 의원들에게 IRA의 세액 공제가 자사 사업에 중요한 이유를 설득했다. 필립스66의 마크 라쉬어 CEO는 지난달 WSJ 인터뷰에서 “산업계에서는 철회하면 안 된다고 여기는 IRA 항목들이 있다”며 “모두가 누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든 대비할 수 있게 비상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열리는 대선에서 승리할 시 바이든 행정부가 펼치는 많은 정책을 뒤집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IRA도 그중 하나다. 지난달 그는 뉴욕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11월 당선되면 아직 쓰지 않은 IRA의 모든 기금을 삭감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더 극복하기 위해 ‘그린 뉴딜’을 종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IRA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게 아니라 후퇴하게 한다”며 “돈 낭비”라고 일축했다.
많은 석유 기업도 2022년 IRA가 통과할 때만 해도 바이든 정부에 반대했다.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집중해 화석연료를 등한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업계가 투자하고 있는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의 IRA 자금이 배정되자 현재는 IRA를 일부 반기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은 텍사스에 13억 달러(약 1조7511억 원) 규모의 첫 번째 직접공기포집(DAC) 공장을 건설 중이고 수년 안에 수십 곳을 더 건설할 계획이다. 엑손모빌은 셰브런과 함께 탄소 포집, 수소, 바이오에너지, 저탄소 기술 등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련의 계획 모두 IRA의 세액 공제에 의존해야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공화당에서도 전면 폐지가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우리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도끼가 아닌 메스를 들고 IRA에 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레이머 의원의 지역구는 셰일 유전으로 호황을 누리는 노스다코타주다.
WSJ는 “석유업계 재벌들은 트럼프의 가장 큰 지지자로,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그들이 바라는 많은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비공개로 약속했다”며 “트럼프는 IRA에 대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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