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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코스피 박스권 탈출, 사드보복·보호무역 불확실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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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년 넘게 박스권 묶였다가 상승 행진

3월 미 금리인상에도 외국인 자금 쏠려

차기 부양책과 재벌 지배구조 개선 기대

외국인, 한국증시 상대적 저평가 판단

시가총액 비중 큰 삼성전자 랠리도 큰영향



미국 등 선진 증시의 상승을 지켜보기만 하며 5년 넘게 ‘박스권’을 맴돌던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넘보며 상승 엔진의 시동을 걸었다. 다만 사드 관련 중국의 경제보복과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차기 정부의 경기 부양 등이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향후 주가의 상승 탄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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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3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주(3월9일~15일) 글로벌 자금 흐름을 보면 아시아 등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9억46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는 14억달러가 되레 들어왔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21일까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5천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쓸어담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21일 내놓은 주요 10개국 증시의 순이익당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배율(PER)을 보면, 코스피의 주가수익배율은 9.94로 가장 낮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8.83으로 코스피의 2배에 가깝다. 한국 주가는 중국 상하이지수(12.91)보다도 저평가돼 있다. 게다가 원화 강세가 진행되며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부터 4거래일 연속 떨어져 1140원대 후반에서 1120원대 턱걸이로 내려섰으며,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재무부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국가를 가려내겠다는 취지의 환율보고서를 4월에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한국기업의 올해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130조원과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은 26%로 2012년 이후 최고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수출 호조세도 실적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이달 20일 기준 3월 수출은 273억3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대외 수요 증가로 지난해 11월 이후 플러스로 전환된 수출 증가율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처가 수출을 제약하는 등 향후 불확실성이 만만찮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차기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낸다. 이들은 차기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것으로 내다본다. 또 노무라 등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이 새 정부 출범 뒤 통과돼 기업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연구원들도 새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대선주자들이 대부분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예고했기에 소비심리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재평가 구간에 들어서고 있지만 수출을 주도하는 대형주와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형주 사이의 주가 양극화가 커지고 있어 주로 코스닥에 투자하는 개인들의 체감 주가는 썰렁하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코스피 상승분의 70%는 삼성전자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주가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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