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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청약경쟁률 0.01대 1 '뚝' 시들해진 제주도 분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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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순위 청약경쟁률 262대 1에 비해 크게 저조
몇년새 가파른 집값 상승에 사드 역풍 中관광객 감소로 주거 수요도 타격 받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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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휴양지이자 세컨드 하우스(상시 거주지 외에 다른 지방에 마련한 집)로 주목받던 '제주도' 부동산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한때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30대 1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0.01대 1에 그친 곳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끊기면서 올해 분양을 앞둔 제주도 단지까지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상.하반기에는 △서귀포시 제주 중문 코아루 △제주시 노형동 해모로 △제주시 e편한세상 연동(오피스텔)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제2 안식처' 제주도, 관심 시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세컨드 하우스'로 조명받던 제주도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제주도에서 분양에 나선 아파트 단지들의 1순위 청약경쟁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분양한 제주도 아파트 단지들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극히 저조하다. 지난 14일 분양한 제주시 조천읍 제주조천 코아루 더테라스의 1순위 경쟁률은 0.06대 1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 대진유토피아와 제주시 이호이동 제주 이호 엘리시아의 1순위 경쟁률도 각각 0.01대 1, 0.06대 1을 기록하며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분양에 나선 다른 아파트 단지들의 1순위 청약경쟁률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제주시 도남동 도남 해모로 리치힐은 1순위 경쟁률이 130.04대 1을 기록할 정도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청약 접수를 받은 제주시 월평동 제주첨단과학기술 꿈에그린 A2블록과 A3블록도 각각 262.57대 1과 148.02대 1을 기록해 서울 못지 않은 인기를 뽐내기도 했다.

■급상승한 집값 부담에 사드 역풍까지?

예년만큼 올해 제주도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하는 데에는 최근 몇년 새 이뤄진 가파른 집값 상승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도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2012년부터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지수를 훨씬 웃돌았다.

2012년 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142인 반면 제주도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는 무려 155에 달했다. 이후 2012년 8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139.1)는 떨어졌지만 제주도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153.7까지 치솟았다. 지난 2016년 1~12월에는 전국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160.4~165.9)보다 치솟아 최대 286.5를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다.

한 리서치업체 관계자는 "같은 분기 내 같은 단지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1억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해 많이 오른 가격이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섬'이라는 특성상 서울 등의 '육지'보다 단지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공사 여건도 좋지 않다보니 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서울이나 이런 곳보다는 땅이 작다보니 대규모 사업 개발이 이뤄지기 힘들어 큰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공사에 제약적인 면이 많다"면서 "그나마 지역 브랜드나 중견 건설사 쪽에서 더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광 등을 목적으로 제주도로 이동하는 은퇴 수요나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기 위한 교육목적으로 이사하는 수요가 있는데 아무래도 관광업을 목적으로 이주한 사람들일수록 장기적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면 주거수요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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