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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검찰 "'대통령님' 호칭 사용…답변 잘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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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하면서 ‘대통령님’이란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측 관계자는 21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호칭 문제에 대해 “(검찰 측에서) ‘대통령님’ 또는 ‘대통령께서’란 호칭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피의자 신문조서엔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기재된다”며 “박 전 대통령은 ‘검사님’이란 호칭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하면 조사실에서 ‘피의자’로 불리는 게 원칙이나, 이번엔 피의자가 전직 대통령임을 고려해 이미 현직이 아님에도 예우 차원에서 ‘대통령님’이란 호칭을 사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 자체는 철저하게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예우는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진술을 받아야 하는 검찰 입장에선, 박 전 대통령 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잠시 면담한 후 오전 9시 35분쯤부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 등 혐의 전반에 대해 한웅재·이원석 부장검사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과거 전직 대통령 조사에서도 ‘대통령’이란 호칭이 사용된 바 있다.

지난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최초로 소환조사를 받을 땐, 문영호 당시 중수2과장이 “호칭은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바꿔 부르겠다”며 양해를 구했고, 노 전 대통령이 “괜찮다. 편한 대로 부르라”고 답하자 대부분 ‘전(前)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도 우병우 당시 중수1과장을 비롯한 수사 검사들은 질문할 때 “대통령께서는…”이라고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검사님”이라고 호칭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잘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아직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상한 시간에 따라 진행이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꼭 정확한 예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아직까진 크게 어긋나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귀가는 할 것”이라며, 조사 시간이 자정을 넘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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