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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노무현의 입' 윤태영, 소설로 써내려간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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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통령 선거와 각당의 후보선출이 임박한 가운데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의 2/3 이상을 점하는 이들과 최대 접점이 있는 인물에 대한 소설이 나왔다. 소설의 주인공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대통령의 필사’로 불렸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그의 삶을 소설로 구성한 것.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임진혁 대통령’과 청와대 대변인을 두 차례 지내는 ‘진익훈’을 통해서 대통령의 삶과 죽음을 다뤘다. 저자는 독자들이 사실과 허구 사이를 끊임없이 가늠하게 해 진실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팩션(팩트+픽션)의 형태를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소설에는 대통령의 인간적인 고민들이 그대로 담겨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한미관계와 남북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소설 중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고집 센 나라와 가장 힘센 나라 사이에 끼어있다”고 한다.

재임기간 대통령은 가장 고집 센 나라를 비무장지대를 도보로 넘으며 방문했고 가장 힘센 나라와는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했다. 반대세력 누군가에게는 비난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주제기도 하다.

2003년의 기적같은 비주류의 당선과 정치적 음모 등도 다뤘다. 14년여가 지난 지금의 선거과정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 현재 대통령 후보 선출과정에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후보와 정치적인 장자로 꼽히는 인물, 흙수저를 자처하며 그와 비슷하게 비주류 정치인으로 성장해온 후보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상대 진영에서도 그를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으로 칭했던 인물과 경선 과정에서 ‘장인 어른의 좌익활동’ 운운하며 색깔론을 들먹였던 후보 등 현재 그와의 인연은 숱하게 거론된다.

임기말 고뇌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대통령은 소설에서 준비된 말들을 컴퓨터에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는 내용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자연스레 연결된다.

작가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노무현의 이야기지만 시대의 아픔과 질곡을 마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도 설명했다. 권력과 시민,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고찰해 보면 된다는 것.

윤 전 대변인은 앞서 노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인간적 면모를 담은 ‘기록: 윤태영 비서관이 전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와, ‘바보, 산을 옮기다’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말하기 원칙과 연설의 노하우를 담아낸 ‘대통령의 말하기’를 썼다. 이외에도 노무현이라는 주제에서 자유로운 '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등도 내놓았다.

◇오래된 생각=윤태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336쪽/1만 4000원.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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