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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스몰럭셔리·1인가구 열풍 타고 홈퍼니싱 진출한 패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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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까스텔바쟉 홈의 최고급 라인인 `JCDC라인` 모습. [사진제공 = 패션그룹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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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들이 경기침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홈퍼니싱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H&M과 자라(ZARA) 등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들이 국내에 홈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패션그룹형지가 운영하는 까스텔바쟉도 최근 홈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경쟁에 합류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의류 구매는 줄이면서도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데에는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 성향이 뚜렷해진 탓이다. 특히 1인가구 증가하고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까스텔바쟉 홈'은 기존에 국내에 도입됐던 리빙 제품들의 디자인이 모더니즘에 편중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화려하고 컬러풀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레드와 블루 등 원색을 배합한 강렬한 느낌의 침구와 쿠션 등 200여가지 스타일을 선보였다. 배경일 까스텔바쟉 홈 담당 상무는 "까스텔바쟉은 프랑스에서 아트워크를 들여오는데 이를 의류에만 적용시키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에 홈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대했다"면서 "집 안에서도 갤러리에 있는 것처럼 예술성 있는 패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까스텔바쟉은 후발주자인 만큼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매장을 10개만 내고 당분간 프랜차이즈도 모집하지 않을 생각이다. 제품 평균 가격대는 100만원 정도로 기존 브랜드보다 몇 배 비싸다. 배 상무는 "국내 고객들이 해외여행을 가면 국내에서 살 수 없는 화려한 패턴의 홈 제품을 많이 산다"면서 "까스텔바쟉이 유럽 감성을 토대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3~4년 안에는 중국에 이어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시장에도 역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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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텔바쟉 홈 1호점인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패션그룹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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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LF가 운영하는 헤지스도 지난해 하반기에 헤지스홈을 선보였다. 남성복이나 여성복 등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토탈 패션브랜드의 정체성이 강해 홈 제품으로 외연을 확장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톤다운된 색상을 기조로 장식은 최소화해 남성성이나 여성성을 강조하지 않은 중성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LF가 직접 제작·유통하지 않고 전문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품질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LF 관계자는 "전문업체에 라이선스를 주는 것이 품질을 높이면서 브랜드의 이미지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소비자 반응이 좋아 현재 8개인 매장을 올해는 더 늘리고 기존 침구류에서 잠옷이나 라운지웨어 등 의류, 담요 등으로 품목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패셥업체 슈페리어도 프랑스 패션브랜드 '마틴싯봉'의 외연을 확장한 리빙 브랜드 '마틴싯봉리빙'을 지난 2015년 말 선보였다. 2011년 마틴싯봉을 인수한 뒤 외연 확장을 위해 리빙 분야를 택한 것. 화려한 무대 뒤 백스테이즈 라이프를 사는 모델,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를 테마로 모던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을 전면에 내세워 2030 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커튼, 쿠션, 침구부터 티 세트까지 다양한 홈 퍼니싱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집에서도 까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홈까페 컬렉션이 큰 인기를 끌었다.

H&M과 자라 등은 부담없는 가격에 다양한 제품 수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H&M은 2014년 국내에 홈 관련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이불과 베게 커버를 싸게는 2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어 기분에 따라 인테리어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침구 뿐 아니라 쿠션, 카페트, 샤워커튼, 캔들 홀더, 도자기, 식탁보 등 홈퍼니싱과 관련된 제품을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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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3년은 전망치. [자료 = 통계청·삼성패션연구소]


자라홈은 지난해 국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H&M보다는 가격대가 다소 비싸 침대 리넨이 5만~10만원대 후반이다. 세트로 구비하면 가격이 더 올라간다. 블랙과 화이트 기조로 모던함과 심플함을 강조한 '호텔 컬렉션', 여성스러운 꽃무늬를 사용한 '플로럴 컬렉션', '자라 홈 베이직' 등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욕실매트, 식기류, 램프·랜턴 등 인테리어 소품을 두루 갖추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홈퍼니싱 시장은 지난 2015년 12조5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에는 18조원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집에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되는 '홈이코노미'가 강세를 띄면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용어 설명>

홈퍼니싱(home furnishing) : 침구나 카페트, 벽지, 조명, 가구 등 다양한 소품으로 집안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최근 나만의 공간을 개성있게 꾸미려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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