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배부 상태서 수험생 화장실도
일부 고사장은 30분 먼저 문제 풀어
경찰청 “시험 지연돼 수험생 배려한것”
지난 18일 치러진 경기북부경찰청 여경(순경) 공채 필기시험중 일부 고사장에서 시험이 지연되고, 시험지가 배부된 뒤 수험생들에게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을 수험생 가족이라고 밝힌 심아무개씨는 지난 20일 경기북부경찰청 누리집에 ‘2017년도 1차 경기북부 여경 시험 논란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국가직 시험에서 답안지가 잘못 발송돼 시험시간이 40분이나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지를 확인하는 파본 검사 뒤 화장실을 보내줘 타인과 문제에 대해 논의할 상황을 제공하고, 특정 반은 30분 전에 미리 시험지를 푸는 등 공정치 않은 조처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심씨가 갈무리해 첨부한 수험생 커뮤니티 파일에는 이날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의 항의성 댓글들이 잇따랐다. 한 수험생은 “문제지를 풀다가 방송이 나와서 덮어놓게 하고 화장실에 보내줬다”며 부정행위 가능성을 지적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중학교에서 치러진 경기북부경찰청 여경 공채시험은 8명을 뽑는 데 786명이 지원해 9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여경 필기 시험장에는 여경 시험용 답안지가 아닌 전·의경 채용 시험용 답안지가 배부돼 답안지를 교체하느라 40분간 시험이 늦게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시험 감독관은 문제지가 먼저 배부된 일부 수험생들에게 화장실에 다녀와도 되도록 허용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21일 “시간이 지연돼 그대로 진행하면 장시간 화장실을 갈 수 없어 파본 검사 뒤 시험지를 덮어놓게 한 다음 화장실을 다녀오게 한 것으로, 수험생을 배려하기 위한 조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험관리본부에서 시험시간 연장 안내방송을 했으나 1개 교실에서 이를 인식하지 못해 30분 먼저 시험을 진행한 것”이라며 “시험시간은 전 교실이 동일하게 100분간 진행됐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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