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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최순실·김기춘·안종범…검찰 출석 멘트 비교해보니 ‘묘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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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차은택 “물의 일으켜 죄송…성실히 조사”

최순실 “국민께 죄송…죽을죄 지었다”

안종범 “침통한 심정…잘못 책임지겠다”

조윤선 “특검 조사서 진실 밝혀지길 기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아무말 하지 않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받은 뒤,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단 두 마디만 남겼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주요 피의자들의 검찰 출석 멘트와 비슷했다.

광고감독 차은택씨는 지난해 11월8일 중국에서 귀국해 검찰에 압송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고 깊이 반성한다.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순실씨도 (이후 특검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태도가 돌변하긴 했지만,) 지난해 10월31일 처음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울부짖었다.

지난해 11월2일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기금 강제모금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침통한 심정이다. 잘못한 부분을 책임지겠다”, “검찰에서 모두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말했고, 지난 1월12일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지난 1월17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로 출석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오늘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진실이 특검 조사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만 달랐는데,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출석 전날,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검찰 청사 앞에서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들의 전형적인 멘트만 남겼다. 헌재의 파면결정 및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입장, 일련의 상황에 대한 생각 등은 담기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재 결정 이후 직접 국민에게 말을 한 적이 없다. 이날 기자단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시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냐”, “파면된 대통령으로 처음 카메라 앞에 섰는데 국민께 한 말씀 부탁한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했는데 어떤 의미냐”, “검찰과 특검의 대면조사를 왜 거부했느냐” 등의 질문을 준비했다. 하지만 쓸모를 잃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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