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이동통신망 장비 타켓…2013년엔 LTE
업계 “미국계 통신장비업체 로비스트들의 작품”
화웨이 “과거 문건 또다시 돈 것 확인”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도 미국 쪽에서 제기됐다. 이전에는 4세대(LTE) 이동통신망 장비였던데 비해 이번에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장비를 타겟으로 삼았다.
13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차봇 미국 공화당 의원(중소기업위원장)과 마크 커크·존 콜린 상원 의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화웨이의 사이버 안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통신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화웨이가 한국의 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에 참여하는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보도에 대해 “한국이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망 장비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경계령을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은 2013년에도 제기됐다. 미국 의회가 국방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엘티이(LTE) 장비에 도청을 가능하게 하는 ‘백도어’(악성코드)가 심겨져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엘지유플러스(LGU+)가 엘티이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를 달기로 했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화웨이 통신장비는 가격 대비 성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미국 쪽의 보안 논란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와 중동·아프리카·남미 쪽 통신사들은 우선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고, 2018년 열리는 평창올림픽의 네트워크부문 공식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북미·유럽 쪽은 주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지유플러스는 엘티이망에 화웨이 장비를 달면서 미군부대 근처는 제외시켰고, 다른 통신사들은 유선통신망에만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 쪽이 보안 논란을 제기하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 및 표준 개발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모습이다. 이동통신 3사 모두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협력 상대로 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 등만 꼽을 뿐 화웨이는 끼워주지 않고 있다. 미국 인텔도 5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통신용 칩 시장을 거머쥐겠다고 하면서도 화웨이는 협력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국내 업계에선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은 미국계 통신장비업체 로비스트들의 ‘장난’”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부 언론도 지난해말 비슷한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미국계 통신장비 업계의 로비스트들이 관련 자료를 언론에 제공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일부 언론의 미국 특파원에게도 관련 자료가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누군가가 2013년 돌았던 문건을 다시 돌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본사가 기사에 언급된 의원들이 그 자리에 있는지를 알아본 결과 지금은 모두 다른 포지션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 [페이스북] [카카오톡]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