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는 “지난해 한번 알려드린 것처럼 가장 먼저 ‘기본’을 잘 알아야 합니다”라며 “볼이 굴러갈 길을 잘 찾기 위해서는 먼저 ‘주시(主視)’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라인을 볼 때 몸통을 정면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돌리고 쪼그려 앉은 뒤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돌려 홀을 봅니다. 이상희는 “제가 왼쪽 시력이 더 좋기 때문에 왼쪽 눈으로 그린 경사를 읽는 노력을 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후 더 정확한 라인을 읽을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한 가지 더. 이상희는 ‘퍼팅 상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동반자들이 얘기하는 ‘홀컵 2개 왼쪽’의 개념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라고 합니다.
이상희가 경기 도중 라인을 읽을 때는 좀 독특합니다. 라인을 두 번 읽습니다. 볼이 있는 곳 근처와 홀 근처죠. 이상희는 ‘시작 라인’과 ‘홀 근처 라인’이라고 합니다.
이상희가 퍼팅 라인을 읽는 순서. 먼저 볼 뒤에서 볼과 홀 사이의 전체 경사를 살핀다. 이후 볼 뒤에서 볼 근처의 출발 라인을 그리고 홀 근처에서 볼이 어떻게 꺾일지 살핀다. 이렇게 퍼팅 라인을 2개로 쪼개서 살펴야 볼이 뻗어나가는 길과 꺾여서 휘어지는 라인을 명확하게 상상할 수 있다. |
이상희는 “대회 그린은 스피드가 빠르다. 그래서 볼이 뻗어나가는 길과 꺾이는 길,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정확하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퍼팅을 할 때 볼은 일정한 속도가 아니라 처음에는 빠르게 구르다 점점 속도가 줄어든다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며 “속도가 빠를 때에는 경사를 덜 타고 직선으로 구르지만 속도가 줄기 시작하면서 점점 경사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덧붙입니다.
퍼팅 라인을 ‘2개’로 나눠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직선 라인’과 ‘꺾인 뒤 휘어지는 라인’이죠. 특히 볼이 ‘S’자로 휘어지는 더블 브레이크에서는 홀 근처에서 꺾이는 두 번째 경사가 좋은 퍼팅을 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한번 ‘이상희 퍼팅’을 따라 해볼까요? 먼저 볼 뒤에서 전체적인 경사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볼과 홀 사이를 2등분 한 뒤 볼 쪽 경사를 읽고 다음 라인 중간부터 홀까지 경사를 파악합니다. 이렇게 나눠서 보면 ‘퍼팅 상상력’도 좀 더 구체적으로 됩니다. ‘홀 왼쪽 2컵’ 부분을 보면서 퍼팅을 하는 것보다 볼이 구르다 꺾이는 포인트를 향해 퍼팅을 하는 것이 더 편안하기도 합니다.
홀을 보며 퍼팅을 하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리거나 퍼터 헤드가 열리거나 닫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꺾이는 점’을 찾고 나면 홀이 아닌 ‘꺾이는 점’을 향해 굴리면 됩니다. 이때 홀은 보지 마세요. 꺾이는 ‘가상의 홀’만 생각하고 치면 됩니다.
실전에서 꼭 적용해보세요. 볼과 홀 사이를 두 부분으로 쪼갠 뒤 ‘굴러갈 길’과 ‘꺾이는 길’을 찾아보세요.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퍼팅 길’이 점점 눈에 들어올 겁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96호 (2017.02.23~02.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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