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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월드 톡톡] 베이징, 연일 최악 스모그… "중국인 코털 길게 진화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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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결항·고속도 폐쇄 사태

관영 매체들도 "민심 심상찮다"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수도권이 엿새째 극심한 스모그에 갇히면서 주민들이 들끓고 있다고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와 환구시보 등이 5일 보도했다. 민심 달래기에 앞장서던 중국 관영 매체가 '스모그 민심'을 그대로 전한 것은 주민들의 불만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올해 중국 스모그는 예년보다 심하다. 중앙기상대는 지난 3일 수도권과 허난·산둥·장쑤·안후이 등 7개 성(省)급 지역에 2014년 이후 첫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200m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가 24시간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스모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보다 중국인이 느끼는 분노가 더 문제"라고 했다. 베이징대의 왕딩딩 교수는 "중상류층은 해외로 이민을 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인터넷 등에선 스모그 환경에 적응하느라 코털이 길게 자란 미래의 베이징 시민을 그린 동영상이 인기다. "당신이 스모그를 바꾸지 않으면 스모그가 당신을 바꿀 것"이라는 경고 문구가 달렸다. 이 동영상은 조회 수 1000만을 돌파했다. 스모그 속을 운행하다가 차체가 시커멓게 변한 고속철 사진도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지난 2014년 왕안순(王安順) 베이징 시장이 "2017년까지 스모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 목을 가져가라"고 말한 것을 퍼 나르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금 스모그는 사스(2002년 중국에서 발생한 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100배 이상 심각하다. 따뜻한 물에 개구리를 넣어 삶아 죽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생존(survive)이 아니라 살고(live) 싶다!" "우리 아이들이 숨 쉬고 살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는 등의 글도 올라왔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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