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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신년경제전망> 베일 싸인 트럼프 체제…내년 한국경제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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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둔화·브렉시트 협상도 변수

미 금리인상 2회 전망 우세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대외변수로 미국 신 행정부의 정책을 꼽았다.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전개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추가 변수로 지목했다.

국내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2차례 있을 것으로 보는 이가 많았다.

18일 연합뉴스가 국내 7개 주요 경제연구원장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내년 대외변수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으로 미국의 경제정책이 꼽혔다.

한국 경제의 대미(對美) 의존도가 기본적으로 높기도 하지만 내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다는 변수가 더해져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진 상황이라고 연구원장들은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자국산업 보호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걸고 표를 얻었다.

여기에 그간 예측할 수 없는 언행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적도 많았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들어서면 미국 행정부의 통상·재정·통화·외교 정책 전반이 급격히,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내년에 주목할 대외 변수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중국·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및 투자 조정, 유로존의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확대"라면서 "그중에서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가장 커다란 위험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내년 주목해야 할 대외변수 3가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트럼프 신 행정부의 통상정책과 그 영향, 트럼프 신 행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 방향과 그 영향 등 미국 신 행정부 출범 관련 변수를 2가지나 포함하기도 했다.

미국에 대응하고자 중국 역시 보호무역주의로 맞불을 놓으면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무역장벽에 따른 유탄을 맞을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도 한층 커진 것으로 관측됐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중간 무역마찰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한·미 간에도 보호무역 장벽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특히 환율조작국 지정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TPP보다는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응"이라면서도 "이런 접근도 당분간 대외비로 준비하고 환율조작국이 아님을 증명하는 실증적 증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자동차, 철강, 정보통신과 같은 한국의 대미 주요수출품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보호주의 강화 추세에 대비하려면 국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안정성 강화 등으로 신뢰성을 높이고 양국이 상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한·미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정부와 기업은 주요국의 보호주의적 조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조치를 정비해야 한다"며 "전 세계적인 보호주의 확산을 자제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가려 있긴 하지만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도 한국 경제가 가볍게 볼 수 없는 변수다.

최근 소비 증가세가 유지되며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설비투자와 수출 부진이 지속하며 중국 성장세는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기를 맞은 마당에 기업부채와 같은 문제가 맞물리면 중국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중국의 경기하강 속도, 특히 부동산시장의 안정화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역시 다수의 연구기관장이 주목하고 있었다.

브렉시트 협상 개시 일정은 물론 내용도 정해지지 않은 터라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그 점이 유로존 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은 2차례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경기가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면 2회 정도 인상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연평균 1천155원으로 전년보다 0.3% 상승할 전망이지만 미국의 중국과 한국에 대한 환율 인상 압력 증대, 미국의 금리 인상 추세 등 불안 요인이 존재해 연중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약 1∼2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그에 따라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나 경상수지 흑자 지속, 다른 국가들 대비 견고한 펀더멘털 등의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천100원∼1천2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북 리스크가 증폭되거나 국내 정치 상황이 극단적으로 흐르면 글로벌 자금 이탈로 일시적으로 달러당 1천200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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