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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생생中國] 광군절에 보여준 알리바바의 대변신…오락·신기술·금융 합친 전자상거래 好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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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로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이지만 중국은 광군절(光棍節)이다. 독신자의 날이라 이름 짓고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하는 날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11월 11일은 독신자는 물론이고 모든 이들이 싼값에 좋은 물건을 사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날이다. 맨손으로 출발해 288억달러의 재산으로 전 세계 부자 랭킹 22위에 올랐고, 시가총액 아시아 1위 업체 알리바바를 만든 경영자 마윈 회장은 역시 달랐다. 이번 11월 11일 광군절에 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마윈 회장의 아이디어로 2009년부터 시작된 이 광군절 행사는 날이 갈수록 대박을 치고 있고 행사 자체가 온 중국 국민이 참여하는 거대한 국민 축제로 진화하는 중이다. 2016년 11월 11일 단 하루 만에 알리바바는 1207억위안, 약 21조원어치 매출을 올렸다. 2015년의 912억위안 대비 32% 늘어난 수치다.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1년 매출액이 20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알리바바가 10일만 할인행사를 하면 삼성전자 1년 매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특징적인 것은 거래 수단 중 모바일 매출 비중이 988억위안으로 2015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고 그 비중도 82%에 달했다는 점이다. 2013년 불과 15%에 불과했던 모바일 거래 비중이 82%로 4년 만에 67%포인트나 높아졌다. 13억명의 세계 최대 모바일 가입자를 가진 모바일 왕국, 중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 단면이다.

이번 광군절 행사에 235개 국가가 참여했고 택배 물량만 10억5000만개에 달했다. 택배 인력도 2015년 179만명에서 268만명으로 32%나 증가했다. 비행기와 고속철도 비즈니스 칸도 알리바바의 택배 배송을 위해 사용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알리바바의 인터넷금융회사인 ‘개미금융’을 통한 결제 건수도 10억5000만건에 달했다.

中 모바일거래 비중 급증

광군절 택배 물량만 10억개

올해 택배인력도 32% 증가


마윈은 전자상거래 업종의 핵심을 꿰고 있다. 알리바바는 더 이상 전자상거래 회사가 아닌 유통, 물류, 금융회사로 봐야 한다. 마윈은 아무리 인터넷으로, 모바일로 구매를 한다 해도 ‘택배가 안 되면 꽝’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아차리고 알리바바의 CEO 자리를 내놓고 이사회 의장 자격만을 가진 대신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물류회사인 ‘차이냐오왕’이라는 택배회사를 설립해 CEO로 취임했다. 지금 중국은 7억1000만명의 인터넷 가입자와 13억명의 모바일 가입자가 만드는 거래 대폭발의 시대를 맞고 있다. 물류, 택배 시장이 빅뱅을 맞고 있는 셈이다.

중국 택배업계는 2015년 35%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빅데이터와 스마트폰의 높은 침투율, 기초 교통설비 구축과 소비 업그레이드 등으로 향후 10년간 중국 택배업계는 황금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마윈의 선견지명이 무척이나 놀랍다.

마윈은 2016년에는 쇼핑에 가상현실(VR) 기술도 도입했다. 전자상거래에 첨단 신기술과 오락을 접합하고 신금융 서비스를 더하는 등 알리바바는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미국을 넘어선 전자상거래 규모를 만든 장본인 마윈의 혜안과 변신이 어디까지 일지 궁금하다. 마윈의 창의성과 알리바바의 변신에 감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국의 유통, 모바일, 전자, 자동차 회사도 마윈을 빨리 벤치마킹하고 그를 뛰어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다. 하드웨어가 아닌 온라인과 공유경제로 빨리 전환하고 거대 시장 중국의 플랫폼에 올라타야 한다. 한국의 유통, 모바일, 전자, 자동차 회사의 획기적인 변신이 시급하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4호 (2016.11.23~11.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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