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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사상 최저금리…경기 떠받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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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은, 금리 0.25%p 내려 1.25%

더 낮출 수 없는 하한선 근접

구조조정 쇼크 대비 선제대응

이주열 “통화정책만으론 제약”

정부에 사실상 추경편성 촉구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포인트 낮춰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내렸다. 이는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가 제로에 가깝고 내외금리차가 크게 좁혀진 상황을 볼 때 실효 측면에서 금리 하한선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구조조정 여파를 극복하고 경기부양을 하려는 금리인하 효과는 별로 보지 못한 채 가계부채 급증세만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반기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 글로벌 교역 부진 정도가 생각보다 더 큰 것으로 보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그에 따른 하방 위험도 있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을 깬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선 이르면 7월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앞서 4월에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이 대거 교체된데다, 이들이 5월 회의에선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회의에서 한 위원이 조속한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게 알려져 일각에선 인하 시기가 빨라지리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새 금통위원들은 대부분 경제성장에 무게를 두는 ‘비둘기파’란 평가여서 이런 기대는 더 강했다.

한은은 1분기 지표가 좋지 않은데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대규모 실업으로 경기 위축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이 심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마침 미국이 크게 부진한 고용지표 쇼크로 6월 금리인상이 사실상 물건너간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통화당국의 의도와 달리 현시점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주열 총재는 정부가 추경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효과가 제약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추경 여부는 정부가 판단할 몫”이라면서도 “금년에 정부가 예산 조기집행을 상반기에 높였기 때문에 하반기에 가서 재정이 성장에 주는 효과, 의미에 대해서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통화정책만으로는 지금 현재의 저성장과 성장잠재력 약화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정 확대의 뒷받침 없이 한은의 ‘나홀로 통화정책’으론 경기 부양 효과가 제약될 수밖에 없음을 토로한 셈이다.

실제 시장 반응은 금리인하가 무색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91(0.14%) 내린 2024.17로 거래를 마치며 5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6.0원으로 전날보다 0.6원 하락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하가 경기부양 효과가 없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사실 시장은 재정정책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김효진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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