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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산업기술시험원 ‘용역 보조금’ 챙긴 전 본부장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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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정보사업 보고서 부실

경찰, 용역업체 대표 등 송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정부 보조금을 타내려 용역업체와 공모하고 사업을 부실하게 진행한 정황을 포착한 경찰이 관련자들을 수사한 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L이 발주한 ‘글로벌 기술정보사업’을 부실하게 진행하고, 용역 비용 2억6000만원가량을 횡령한 혐의(업무상배임·사기·횡령·입찰방해)로 KTL 전 본부장 정모씨 등 9명과 KTL 용역을 수행한 그린미디어 대표 박모씨 등 5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TL은 2014년 7월 글로벌 기술정보사업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그린미디어에 각종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유사한 용역 실적이 전혀 없는 그린미디어가 입찰 당시 용역 제안서 작성 단계부터 KTL과 사전 교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KTL 기술평가위원들이 그린미디어 제안서에 100점 만점에 91.5점을 주는 등 평가를 부실하게 한 정황도 포착했다.

글로벌 기술정보사업은 국내 기업에 해외 기업·경제에 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린미디어가 6개월 동안 만든 정보는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제출한 용역 보고서에는 위키피디아나 포천500 등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를 번역하고 짜깁기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직원들도 “우리가 생산한 정보는 ‘쓰레기’”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기술정보사업 용역팀에 투입된 사람들이 “국정원 직원들이 사무실에 드나들었다”고 주장하면서 국정원 개입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경찰은 국정원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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