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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주열 총재 서별관회의 참석…구조조정 대책 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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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업종 관련 중소기업 지원 등 추진 가능성]

머니투데이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중 은행장들과 의 정례 금융협의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총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과 기업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신용경색이 나타난다면 여러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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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정부 서별관회의에 참석해 기업 구조조정 논의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은의 향후 대응책이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서별관회의서 최근 경영악화와 자금난으로 채권단 자율협약과 법정관리에 들어간 주요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주요 해운·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이 자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장 등도 배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부실 해운·조선사에게 그동안 주요 국책은행들이 투입한 재원규모는 물론 추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추가 자금 규모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교환된 것으로 보인다.

민간은행들이 업계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융지원에 발을 빼면서 조선업체의 국책은행 의존도는 매우 높아진 상태다.

산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14조6000억원 은행권 금융채무(대출·보증) 중 8조3000억원을 수출입은행이, 2조4000억원을 산업은행이 제공했다. 성동조선, STX조선 등 중형조선사들도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각각 1~2조원대의 자금을 빌린 상황이다.

이 총재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정부 고위 인사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그동안 ‘중앙은행 독립성’을 이유로 발권력 동원에 신중한 행보였던 한은도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이 총재는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색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한은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기준금리 인하 △수은 추가 출자 △금융중개지원대출 추가 확충 등이 있다.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들이 이자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 외국인투자 자금 유출 등 부작용이 있고 현행 1.5% 기준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이어서 향후 정책여력 확보 차원에서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의 수은 출자방안은 당장 현실화될 수 있는 카드다. 수은법에 한은이 출자기관으로 명시돼 있어 별도 법개정이 없더라도 수은의 자금력 확충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까지 한은은 수은에 총 1조1650억원을 출자했다.

한은의 수은 추가 출자시 그동안 우회 지원으로 고통을 분담했던 산은도 좀 더 안정적인 여건에서 기업 구조조정 방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중개지원대출 추가 확충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보다 낮은 연 0.5∼0.75%의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1994년 지방중소기업과 무역금융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시작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창업기업 △설비투자 △영세자영업자로 지원대상이 확대됐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는 이 총재 부임 이후 12조원에서 25조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확충된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지난 3월부터 집행되고 있어 당장 한도를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

앞서 세월호 사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타격을 입은 지역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지원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대형 해운·조선사 위기 여파로 자금줄에 타격을 받은 중소업체들을 지원대상으로 추가할 수도 있다.

이밖에 정부 안팎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한은의 산은채 매입 △한은의 산은 출자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으나 이는 별도의 법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25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서별관회의 참석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한 “구조조정 문제는 우선 정부에 확인해야될 문제”라며 한은이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구조조정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일단 함구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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