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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국정원 "北, 주요인사 수십명 스마트폰 해킹해 문자·통화내용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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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최근 정부 주요인사 수십명의 스마트폰을 해킹해 문자메시지와 음성통화 내용까지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최종일 3차장 주관으로 국무조정실·미래부·금융위·국방부 등 14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국가사이버안전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관계기관 합동으로 악성코드 차단 등 긴급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감염 스마트폰을 통해 주요 인사들의 전화번호가 추가 유출돼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월말부터 3월초 사이에 정부 주요 인사 수십명의 스마트폰을 공격해 해킹된 스마트폰에서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음성통화 내용을 가져갔다. 북한은 스마트폰에 유인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공격했다. 국정원의 조사 결과 공격 대상 스마트폰은 20% 가까이 감염됐으며, 감염된 스마트폰에 담겨 있던 주요 인사들의 전화번호가 추가로 유출됐다.

북한 해킹조직은 2013~2014년에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게임 변조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숨겨 국내 비공식 앱마켓을 통해 유포하는 방식으로 2만5000여대에 달하는 국내 스마트폰을 해킹해 전화번호와 문자메시지 등을 절취했었다.

국정원은 또 지난 2월 북한 해킹조직이 우리 국민 2000만명 이상이 인터넷뱅킹·인터넷 카드 결제 때 사용하는 보안소프트웨어 제작업체 내부 전산망에 침투해 전산망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즉시 업체와 협조해 보안조치에 들어갔고, 점검결과 업체 서버 외에 일반 국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이번 공격은 2013년 언론·금융사 전산장비를 파괴한 ‘3·20 사이버테러’와 같은 금융 전산망 대량파괴를 노린 사이버테러의 준비단계로 분석된다”며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인터넷뱅킹 마비나 무단 계좌이체 등 대규모 금융 혼란이 야기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월 2개 지방의 철도운영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피싱 메일을 유포해 직원들의 메일 계정과 패스워드 탈취를 시도했다. 국정원은 “철도교통관제시스템을 대상으로 사이버테러를 하기 위한 준비단계였다”며 “즉시 메일 계정 등에 대한 차단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해 언제라도 사이버 테러에 사용할 수 있는 좀비PC를 6만여대 만들었고, 올해 1월에만 세계 120여개 국가에서 1만여대의 좀비PC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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