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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국정원 공룡법’ 필리버스터]야 “대통령, 국민 우려 경청해달라”…여 “희대의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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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무제한 토론’ 나흘째

테러방지법 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야당은 테러방지법이 ‘국가정보원 강화법’ ‘국민감시법’이라며 독소 조항 제거를 요구했다. 테러방지법 처리에 반대하는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도 나흘째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비판하는 팻말 시위로 맞불을 놓았다. 야당의 수정 요구에는 귀를 막고 테러방지법 밀어붙이기를 예고했다. 지난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직권상정한 이후 여야의 대치 국면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향신문

야당은 릴레이 발언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저지를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 사흘째인 25일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이어 정의당 김제남 의원, 더민주 신경민 의원, 강기정 의원(왼쪽부터)이 발언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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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흘째 필리버스터로 호소

23일 시작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25일에도 자정을 넘기며 나흘째 이어졌다. 다섯 번째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전날 밤 10시20분에 시작해 5시간20분 동안 발언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과 국회 목소리에 귀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참고 자료를 담은 A4용지 박스를 들고 단상에 오른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5시간21분 동안 ‘테러방지법의 독소 조항’ 등 11개 항목으로 나눠 반대토론을 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시민의 필리버스터를 전하겠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테러방지법 반대 의견을 2시간 이상 낭독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인 오늘, 국민은 없고 대통령만 있으며 정권안보만 있고 국민안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7시간3분 동안 발언했다.

더민주 신경민 의원은 오후 4시7분 여덟 번째 주자로 나서 “필리버스터는 새누리당 공약”이라며 “(여당 의원들은) 자기들 약속을 자기들이 틀렸다고 시위하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면 그만두라”고 말했다. 이후 한때 새누리당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신 의원이 저서 <국정원을 말한다>를 읽으며 ‘국정원 댓글사건’ 얘기를 이어가자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제와 관련 없다”고 항의해 소란도 빚어졌다. 신 의원이 4시간47분 동안 발언한 이후 오후 8시56분 더민주 강기정 의원이 아홉 번째로 발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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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손팻말 시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부터) 등 당 지도부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5일 본회의장 앞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비판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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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선거운동’ 프레임 걸며 공세

새누리당은 필리버스터를 ‘총선용 이벤트’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 목숨 담보로 한 선거운동” “정신 나간 짓” “제2의 광우병 사태” 등 거친 말을 퍼부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장이 더민주 예비후보들의 얼굴 알리기 총선 이벤트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국민 목숨을 담보로 한 희대의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필리버스터) 오래했다고 눈물 흘리면서 부둥켜안고, 야당 의원들은 이런 정신 나간 짓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본회의장 앞에서 ‘더민주는 어느 나라 정당이냐’ 등이 적힌 팻말을 세워 놓고 시위를 벌였다. 소속 의원들도 본회의장 앞에서 ‘국회 마비 ○○시간째’라는 팻말을 세워 놓고 시위를 벌였다.

새누리당은 필리버스터가 중단되면 바로 테러방지법 표결에 돌입하기 위해 ‘2시간 내 본회의장에 올 수 있도록 대기하라’는 지침을 의원들에게 내렸다.

<김진우·조미덥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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