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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사설]막 오른 서울교육감 보선, 아이들 교육 미래·비전 겨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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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3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선거는 정근식 서울대 교수와 조전혁 전 국회의원이 각각 진보·보수 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됐고, 윤호상 전 서울미술고 교장과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위원도 후보로 출마해 4파전으로 치러진다. 새 교육감은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잔여 임기인 2026년 6월까지 교육감직을 맡게 된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관할하는 학생 수만 84만명에 달하고, 공립학교 교원과 교육청 공무원 5만여명의 인사권을 쥔 서울 교육수장을 뽑는 2주간의 열전에 들어간 것이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진보·보수 단일후보가 선택한 첫 행선지부터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교권 강화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조 후보는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교사의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추모 묵념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반면 정 후보는 이승만·박정희의 공을 부각하고 일제강점기 식민지 근대화론을 미화하는 뉴라이트 교육 반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독립문 공원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이외에도 두 후보는 지필고사 부활, AI 교과서 도입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마다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교육감에 따라 교육 정책·예산의 방향이 바뀌고 아이들이 살아갈 우리 사회의 비전도 달라지는 만큼,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교육 철학·경력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는 인지도에 좌우되는 경향이 큰 탓에, 그간 초중고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출마하는 후보도 많았다. 지금 서울 교육은 급격한 학생 수 감소로 인해 교육 과정·시설·행정 모두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 학교폭력과 사교육비, 미래 이슈인 기후·생태·디지털 교육 등 당면 과제도 산적하다. 유권자들은 공약집과 정책토론회 발언 등을 통해 각 후보가 교육 현안들을 헤쳐갈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 준비된 교육감인지 직접 비교·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식 선거운동 과정에서 또다시 정책 논쟁은 실종되고 정치·이념적 구호와 인신공격만 난무한다면, 유권자들의 외면과 무관심을 초래할 수 있다. 내놓는 비전·정책마다 실현 가능성·타당성과 뒷받침할 예산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이번 선거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모두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경향신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집 담장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시교육감 보궐 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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